옴디아 '2024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中 정부·세트업체 '지원'
"中, 스마트폰 OLED 점유율 50% 넘겨…화웨이 앞세워 노트북 OLED 공략"
TCL·하이센스 주도 초대형 LCD TV 성장…4분기 TV 수요 촉진될 듯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국내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은 현재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뿐 아니라 노트북, 태블릿 등 중소형 정보기술(IT) OLED 시장에서 중국 패널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제칠 가능성도 거론됐다.
데이비드 시에 옴디아 타이완 시니어디렉터는 1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4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 "OLED 시장에서 중국 패널 및 소재 업체들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과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OLED 패널을 독점했지만, 이제는 중국이 48%를 넘어섰고 향후 5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업체들은 수익성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이들 업체의) 캐피털 펀딩 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OLED 비중을 꾸준히 늘릴 수 있었던 데는 비보, 오포, 아너 등 주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잇따른 폴더블폰 출시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갤럭시 시리즈와 함께 모바일용 OLED 시장 영향력을 키운 것처럼 중국 업체들도 이를 벤치마킹해 자국 세트(Set) 업체들과 시장에 성공적으로 침투했다는 설명이다.
정윤성 옴디아 상무는 "삼성 갤럭시S 시리즈가 대박이 나면서 2010년대에 한국이 OLED 시장을 키웠다"며 "이제는 중국이 비보, 화웨이, 오포에서 OLED를 쓰면서 테스트 베드(시험대)를 확보해 국내 업체를 빠르게 따라오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노트북과 태블릿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다.
한국 업체들의 올해 노트북 OLED 시장 점유율은 75.8%로 사상 처음 90%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옴디아는 전망했다.
정 상무는 "8.6세대 팹(공장) 건설을 시작한 중국 업체들이 중소형 OLED 시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까지 없었던 화웨이 OLED 노트북이 올해 갑자기 시장에 등장하며 중국 패널 업체들의 가장 큰 벤더가 됐다"고 밝혔다.
노트북뿐 아니라 태블릿에서도 화웨이 등 자국 업체를 앞세워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궁극적으로 OLED 세트 제품 역시 중국이 가지려는 의도라는 게 정 상무의 분석이다.
다만 TV 시장에서는 여전히 OLED TV보다는 LCD TV가 전체 시장을 이끌 것으로 봤다.
박진한 옴디아 이사는 "올해 LCD TV보다 OLED TV의 수요 하향 조정폭이 더 컸는데, 이는 중국 LCD TV 패널 제조사들이 80인치 이상 초대형 TV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초대형 LCD TV의 생산 단가가 크게 떨어지고, 50∼60인치대에 머무는 OLED가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TV 시장 1∼2위를 다투는 TCL과 하이센스의 선전이 예상된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한 80인치와 75·79인치 시장에서 올해 2분기 TCL과 하이엔스가 각각 1위에 오르며 삼성전자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해와 내년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매출과 면적 기준 모두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면적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패널 평균판매가격(ASP) 역시 총체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시에 시니어디렉터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바닥을 쳤던 지난해보다 올해는 매출 13%, 면적으로는 6% 성장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각각 7%, 9%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옴디아 측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TV 시장인 중국에서 코로나19 이후 점점 TV 수요가 감소하고 있긴 하지만, 최근 발표된 중국 정부의 가전·TV 보조금 지급 정책이 오는 4분기 TV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봤다.
지난 2018년 6천만대로 정점을 찍은 중국의 TV 세트 출하량은 2020년 5천만대, 2023년에는 4천만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수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수요 발생으로 4천만대 수준에서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NDRC)는 소비재 보상판매 시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에 1천500억위안(약 28조7천235억원)의 초장기 특별 국채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에어컨 및 기타 8가지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에너지 효율 등급에 따라 판매 가격의 15∼20%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시에 시니어디렉터는 "중국의 경제성장 진작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은 최종 소비자들에게 큰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보조금 지급으로 TV 수요가 약 200만∼300만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대면적 TV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burn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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