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게임은 "집중 지원", P2E TF는 1년 반 넘게 안 열려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정부의 게임산업 진흥 정책 기조가 블록체인에서 인공지능(AI)으로 돌아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달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업무 현황에 따르면 정부는 게임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콘솔·인디 게임과 함께 'AI 활용 게임'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여러 현안 중에서 간략히 언급만 하고 넘어간 정도였지만, 주무 부처인 문체부가 AI 기술의 게임 도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처음으로 공식화한 셈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문체부가 의원실에 별도로 제출한 설명 자료에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AI 활용 콘텐츠 제작과 AI 기반 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게임사의 해외 진출 지원사업 '게임 더하기'와 게임 교육기관 게임인재원에 AI 관련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향후 AI를 활용한 게임 제작이 더욱 다양화·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업계 수요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AI 활용 게임 콘텐츠 지원 방향을 설정하고 지원사업을 구체화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게임 업계에서 한때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가 2022년 9월 P2E 게임 합법화 여부를 논의하고자 처음 꾸린 'P2E 게임 TF(태스크포스)'는 작년 3월까지 총 4차례 회의를 가졌으나 이후 1년 6개월 넘게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해 "가상자산에 대한 규율체계를 마련한 뒤 P2E 합법화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협의체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P2E 상설협의체를 운영하는 대신,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디지털자산 민·관 합동 TF에 참가하고 향후 가상자산 발행·유통에 대한 규제가 완비되면 다시 P2E 합법화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P2E 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게임에서 얻은 자원을 가상화폐와 교환해 현금화하거나, 아이템·캐릭터를 NFT로 만들어 다른 이용자와 거래할 수 있는 게임이다.
경품 지급과 환전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게임산업법상 국내 서비스는 불법이다.
이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는 P2E 게임의 국내 영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왔다.
그러나 P2E 게임은 1세대 작품인 2018년 '엑시인피니티' 등장 후 6년이 흘렀지만, 서비스가 합법인 해외에서도 매출과 인기 모든 면에서 게임업계의 주류로 떠오르지 못했다.
가뜩이나 작년에는 김남국 전 의원의 P2E 코인 대량 보유 의혹이 불거지면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생성형 AI가 정보기술(IT) 업계뿐 아니라 전 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국내 게임사들도 AI 도입과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면서 정부 정책도 자연스럽게 AI 게임 지원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인디 개발팀까지 AI 활용에 관심을 보이는 지금, 정부가 고민하는 AI 게임 진흥책이 P2E 때와 다르게 게임 산업 진흥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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