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과학은 '이야기'입니다. 어떤 현상에 대해 다양한 가설과 반론이 거듭되며 현재에 널리 받아들이는 이론이 된 것이죠. 단지 백과사전처럼 정보를 나열하는 대신 이야기로서 과학의 특성을 영상에 잘 반영한 것이 인기의 비결 같습니다."
유튜브 구독자 수만 107만명에 달하는 인기 과학 크리에이터 '과학드림'은 생물학과 지구과학, 물리학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과학 지식을 알기 쉽게 전하는 채널이다. 특히 주제와 관련된 과학사나 과학자에 대한 매우 상세한 설명을 하면서도 마치 '학습만화'를 보는 것처럼 등장인물이나 생물에 눈코입과 말풍선을 그려 재밌게 표현하는 점이 다른 콘텐츠와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다.


이 같은 강점은 과학드림 채널을 운영하는 김정훈 대표의 경력 덕에 탄생했다. 김 대표는 과학교육(생명과학)을 전공한 뒤 청소년 과학잡지 기자로 10년 동안 일했다. 청소년 대상 과학잡지였던 만큼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 제작에 방점을 뒀다. 김 대표는 2019년 개설한 유튜브 채널이 약 1년 만에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업 크리에이터로 전향하게 됐다.
김 대표는 "처음 유튜브를 시작할 때 천문학, 물리학 등을 다루는 과학 콘텐츠가 인기를 끌던 시기였던 반면, 생물학 관련 콘텐츠가 많이 없어서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교적 생소할 수 있는 고생물 어류 '사카밤바스피스'를 다룬 최근 영상은 ▲화석 발굴 과정 ▲이름의 유래 ▲관련 논문 ▲복원 과정은 물론 어류의 뼈 발전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11분 만에 요약해 약 일주일 만에 30만 조회 수를 넘겼다. 이외에도 '식인을 하면 안 되는 과학적 이유'(1182만회), '메갈로돈의 멸종 이유'(573만회) 등 조회 수가 수백만개를 웃도는 영상도 다수 있다.
김 대표는 "영상 대본을 쓰는 것은 잡지 기사를 쓰는 것과 결이 비슷해 도움이 됐고, 표지 이미지를 구성하던 경험은 유튜브 섬네일을 제작할 때 도움이 됐다"면서 "10년간 과학계를 취재하며 알게 된 과학자와 소통하며 이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콘텐츠에 활용해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과학드림은 최근 커머스 사업에도 진출했다. 카페24가 제공하는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을 활용해 유튜브 맞춤형 온라인 상점을 개설했다. 전용 스토어를 통해 유튜브 채널 내 '스토어탭'과 개별 콘텐츠에서 과학 관련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이다. 과학드림의 개성을 살려 공룡 '디메트로돈'을 귀엽게 표현한 그래픽 티셔츠나 인류 진화 과정을 담은 에코백, 삼엽충 화석 방향제 등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자 2주 만에 준비 수량의 절반이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김 대표는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통해 유튜브 채널과 콘텐츠에서 상품을 노출하고, 사람들이 이를 구매할 수 있는 손쉬운 창구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확장하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라면 추천할 만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학드림은 커머스뿐 아니라 콘텐츠 분야에서도 새 도전을 이어간다. '과학의 밤'이라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면서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김 대표가 직접 콘텐츠에 등장해 구독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김 대표는 "주 시청자층인 20~30대가 긴 호흡으로 소통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을 파악하고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마치 영상 과학 잡지처럼 인터뷰, 탐사, 과학지식 소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채널로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