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현지 증시에 상장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기아의 완성차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변속기를 공급하는 현대트랜시스가 보름째 파업을 이어가면서 현대차·기아가 일부 라인의 특근을 취소하고 생산 속도를 늦추기 시작한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주 토요일(26일) 예정됐던 울산 1공장 1라인의 주말 특근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또 이날부터 빈 컨베이어벨트를 돌리며 생산 속도를 늦추는 ‘공피치’도 운영키로 했다. 부품사 파업 영향으로 완성차 생산 차질 우려가 계속해서 불거졌으나 특근 취소와 공피치 운영 등 실제적인 조치가 시작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1공장 1라인에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생산한다. 기아도 광주공장 일부 생산라인에서 공피치 운영에 돌입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기아가 지난 2주간 부품 재고로 완성차 생산 라인을 돌렸지만 재고 소진으로 더 이상 생산이 어렵다고 본다. 파업이 추가로 진행되면 당장 물량이 부족한 현대차 코나 생산라인부터 포터, 제네시스와 기아 쏘울, 셀토스 등 주요 차종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현대트랜시스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변속기와 전기차 감속기 등 완성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 계열사다. 지난해 400만대 분량의 파워트레인 부품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했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최근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임직원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여 사장은 "우리의 미래는 고객사와의 관계에 달려있다"며 "완성차 고객의 생산라인을 볼모로 한 파업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연간 매출액의 2%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금액으로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2배에 달하는 2300억원 수준이다. 노조는 또 금리 연 1%로 최대 15년, 1억원의 주택구입 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복지 혜택을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추가 파업과 교섭 재개 여부를 쟁의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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