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24일 발표된 사상 최대 실적의 ‘견인차’로 활약하며 간판 제품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통해 HBM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재확인한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이날 발표한 3분기 매출은 17조573억원, 영업이익은 7조300억원으로, HBM이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D램 매출의 30%를 HBM이 차지했으며, 4분기에는 이 비율이 4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설명회)에서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3분기 동안 5세대 HBM3E 출하량이 기존 4세대 HBM3를 넘어섰다"고 강조하며, 성능이 개선된 HBM 제품으로의 수익구조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기존에 수립한 ‘HBM 로드맵’을 그대로 추진하며 시장 선점을 이어갈 방침이다. 4분기부터는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 등에 HBM3E 12단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22일 ‘반도체의 날’ 기념식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HBM3E 12단 제품의 연내 양산과 출하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HBM3E 12단 제품 공급이 본격화되면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HBM 주문이 2026~2027년까지 예약돼 있으며, 올해 16조~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HBM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외에도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공급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지난주 벨기에의 유럽 최대 종합 반도체 연구개발기관 ‘아이맥(imec)’을 방문해 루크 판 덴 호브 CEO 등 주요 임원들과 최신 반도체 기술의 연구·개발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낸드 부문에서도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에 집중하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앞으로 시장 수요에 맞춰 유연한 제품 및 공급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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