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과 스타필드를 언급한 것을 놓고 신세계그룹이 이례적으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김민규 신세계 경영전략실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24일 본지와 통화에서 "롯데백화점이 신세계 재무 상황을 걱정할 만큼 시장에서 여유롭지 않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이어 "롯데백화점이 화성국제테마파크와 같은 대규모 글로벌 합작 개발 사업 경험이 없어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며 "사업 규모에 따라 자본 조달 방식은 다르며 스타필드의 경험을 통해 노하우는 충분히 내재화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는 전날 정 대표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장기 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신세계가 추진하는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데 대한 반박이다. 당시 정 대표는 "재무 역량을 고려했을 때 (신세계가) 과연 100만평 규모를 개발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했다. 실적 부진으로 재무 안정성이 크게 악화된 신세계가 4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조달하긴 쉽지 않다고 전망한 것이다.
김 부사장은 또 정 대표가 타임빌라스 수원이 인근 스타필드 수원보다 쇼핑 가치가 높다고 한 데 대해서 "스타필드 수원은 백화점이 아니기 때문에 명품 매장 없이 모던하고 타깃에 맞는 매력적인 350여개 테넌트가 생동감 있게 사업을 전개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객이 많이 방문한다는 건 정 대표가 말한 객단가보다 랜드마크 쇼핑몰에는 더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정 대표가 스타필드의 수원의 객단가를 5만원에 불과하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김 부사장은 "스타필드 수원의 객단가는 5만원이 아니라 12만5000원"이라며 "저희 정보가 유출 안 되고 잘 관리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를 향해 "한 번 와보시고 말씀해주시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앞서 정 대표는 타임빌라스 수원의 객단가가 12만원으로 스타필드 수원보다 높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타임빌라스 수원 리뉴얼 과정에서 폐점한 240개 브랜드 상당수가 스타필드 수원으로 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김 부사장은 "다행스러워 할 게 아니라 아쉬워하는 게 맞다"고 맞받아쳤다. 김 부사장은 "지금은 그 240개 브랜드들이 매우 다행스러워하고 있다"고도 했다.
전날 정 대표는 타임빌라스의 디자인 설계를 설명하면서 대조군으로 스타필드 사진을 내걸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스타필드 디자인은 동선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다"며 "획일적이 아니라 효율적인 디자인과 가장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타임빌라스 디자인 설계를 겨냥해 "보기 좋고 아름답기만 하다고 편한 옷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 부사장은 "자사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건강한 사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대표가 전날 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스타필드를 비교하며 타임빌라스의 장점을 강조한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정 대표는 신세계 고위관계자가 이처럼 날 선 반응을 보이자 사과 뜻을 전하며 진화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양사 경영진이 소통했고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산 표현들에 대해 이마트 경영진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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