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중국 최초로 3㎚(1㎚=10억분의 1m) 공정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샤오미가 자체 칩 개발에 나선 것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과 핵심 기술 확보 이유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로 인해 기존 공급망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고, 미국 정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샤오미의 자체 칩 개발의 길은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스마트폰 업체 중 자체 칩 개발에 가장 성공한 사례는 애플이다. 하지만 애플도 10년 이상 꾸준히 연구 개발에 투자한 끝에 성과를 얻어냈다. 오포, 비보, 심지어 삼성까지도 프로세서 상당 부분을 해외 기업으로부터 구매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리스크 큰 자체 칩 개발, 배경에 국가적 임무 있을 수도업계 관계자들은 자체적으로 모바일 AP를 개발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막대한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개발된 칩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고 본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스마트폰 업체는 외부에서 프로세서를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며,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별도의 칩 개발팀을 꾸려 비용을 투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샤오미가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며 자체 칩 개발의 길을 택한 것을 두고 상당히 의아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받은 이후 중국의 스마트폰 칩 개발이 여전히 지체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비록 화웨이가 기린 시리즈 칩을 개발했지만, TSMC의 첨단 공정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 성능은 퀄컴이나 미디어텍을 따라잡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또 샤오미는 그동안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화웨이를 대신해 국가적 임무를 맡고, 중국 칩 산업 명예를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부에서 프로세서를 구매한다는 것은 핵심 기술을 다른 회사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와 같은 지정학적 상황에서 스마트폰 프로세서의 핵심 기술은 미국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이 각각 장악하고 있다. 샤오미가 이를 돌파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칩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업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가성비를 중시하는 샤오미가 자체적으로 칩을 개발하는 것은 분명히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가적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체 칩 개발은 불가피한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 향후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칩을 통해 애플과 삼성의 시장 지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자체 칩 개발 효과, 시간 지나 봐야 알 수 있어"최근 샤오미는 뛰어난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출하량 기준으로 현재 샤오미는 삼성과 애플에 이어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업체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순위에서 삼성이 1위를 차지하며 선두를 지켰다. 삼성은 약 5780만대를 출하해 18.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애플은 출하량 5600만대로 바짝 추격하며 17.7%의 점유율을 보여 2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샤오미가 4280만대를 출하하며 3위에 올라 시장 점유율이 13.6%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샤오미의 출하량과 시장 점유율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의 다양한 가격대 라인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명확한 시장 포지셔닝을 확보하고 있고 가성비와 함께 미니멀리즘 스타일의 디자인이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샤오미가 칩 자체 개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비록 핵심 기술을 스스로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향후 제품 방향성과 시장 반응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공급망 측면에서 과거의 협력 파트너인 미디어텍, 퀄컴과의 관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더 나아가 미국 정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로 인한 제품 발전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천위상 기자/번역=아시아경제
※이 기사는 본지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에 근거해 전재된 기사입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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