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장금상선 확장전략’ 시노코페트로, 마샬 제도 선박 담보로 자금 조달
    입력 2024.10.28 13:54
장금상선그룹 계열의 시노코페트로케미컬이 선박을 담보로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해운 경기 악화 속에서도 선박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외부 차입을 확대하는 추세다. 그룹 계열사인 장금상선도 확장 전략을 지속하면서 그룹의 자금시장 영향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최근 해운업황이 꺾이면서 대규모 투자가 부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시노코페트로케미컬은 최근 한화투자증권 등의 금융회사들부터 510억원 규모의 담보 대출을 받았다. 대주단이 시노코페트로에 대출을 해 준 뒤, 대출채권을 기초자산(담보 역할)으로 유동화사채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대출 재원을 마련했다.
시노코페트로는 자금 조달을 위해 조세 회피처(Tax haven)인 마샬 아일랜드(Marshall Islands) 소재의 선박투자 자회사(SPC)가 보유한 컨테이너선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 선박은 시노코페트로가 SPC를 통해 소유하면서 회사와 용선 계약(국적취득부나용선계약)을 맺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코페트로는 장금상선 창업자인 정태순 회장의 아들 정가현 이사 소유의 회사다. 최근 수년간 선대 확장 전략을 유지하면서 외부 차입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2조7700억원이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3조22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시노코페트로는 지난 5월에도 한화투자증권에서 200억원을 빌리는 등 올해도 자금 조달을 계속 늘리고 있다.
정 이사의 부친인 정태순 회장이 이끄는 장금상선도 시노코페트로와 같이 확장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장금상선은 최근 외국계은행에서 4000만 달러(약 550억원) 규모의 외화 대출을 빌렸다. 앞서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국내 시중은행 등에서도 선박 투자용 자금을 계속 조달해 왔다.


장금상선이 외국계은행에서 빌린 돈은 신조선 인도에 투입한다. 장금상선은 2년 전 HD현대중공업에 8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 2척을 발주, 최근 선박 건조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건조한 선박은 신규로 개척한 신(新)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해운사가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하면 발주 시점에 계약금을 지불하고 선박 인도까지 기성고에 따라 3~4차례 나눠 건조대금을 지불한다. 일반적으로 계약금이나 중도금에 비해 선박 인도 시점에 내는 잔금 비중이 높아 인도 시점에 자금 소요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 전략을 지속하면서 장금상선의 연결 기준 자산은 2018년 1조6000억원에서 2023년 5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5년만에 덩치를 약 3배 불린 셈이다. 시노코페트로도 같은 기간 자산이 1조9000억원(별도 기준)에서 4조1000억원으로 2배가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장금상선과 시노토페트로는 신항로를 개척하고 선대 투자를 늘리면서 해운업황 호황기에 합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호황을 누렸다"면서 "하지만 지난해부터 해운 업황이 꺾이면서 수익성이 급속도로 저하되고 있어 외부 차입을 통한 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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