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중(重)희토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자력을 갖춘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마그넷은 스마트폰 액추에이터, 차량 모터, 오디오 스피커 등 구동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제품에 탑재되는 필수 부품이다. 자석의 밀고 당기는 힘으로 동력을 제공한다.
지금까지는 고온에서 자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그넷 핵심원료로 중희토류가 사용돼 왔다. 하지만 중희토류는 중국 등 특정 국가에서만 생산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가격 변동성 및 공급 불안정성이 높고, 채굴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해 중희토류를 쓰지 않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업계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난제였다.
LG이노텍이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테르븀(Tb), 디스프로슘(Dy)과 같은 고가의 중희토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은 한국재료연구원과 협력해 중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다원계 합금 물질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합금 물질을 자석에 균일하게 바른 후 열을 가해 고르게 흡수시켜 제품을 만들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인 13.8kG(킬로가우스, 자석세기단위)의 자석 성능을 자랑한다. 최대 180℃ 고온 환경에서도 내구성을 유지한다.
LG이노텍은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 개발로 중희토류의 특정 국가 의존도가 크게 낮아지면서 마그넷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마그넷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비용도 기존 대비 60%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글로벌 고객사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대폭 저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에 장착되던 기존 마그넷을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으로 대체하면, 전기차 1대당 약 45kg의 환경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액츄에이터 등 자사 제품에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을 적용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한층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부품 기업, 스마트폰 제조 기업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적극 펼쳐, 가전·로봇 등 적용 분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노승원 LG이노텍 CTO(전무)는 "중희토류는 물론 경(輕)희토류까지 희토류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 '무희토류 마그넷'도 현재 개발 중"이라면서 "앞으로도 혁신 소재와 부품을 한발 앞서 선보이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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