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드론 등을 활용한 항공기 정비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같은 '스마트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은 항공기가 수집한 데이터를 적극 활용 중이다. 항공기 1대에는 약 2500개 센서가 장착돼 있다. 각 센서에서 초당 1건의 데이터가 생성된다고 가정하면, 편도 13시간을 비행하는 미주 노선의 경우 한 번 비행에 1억건 이상 데이터가 발생한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모든 항공기가 생산하는 데이터는 하루 평균 약 62기가바이트(GB) 분량이다.
항공기가 수집한 데이터는 운항 정보부터 항공기 부품의 작동 및 상태 정보까지 포함된다. 대한항공은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8월부터 국내 항공사 최초로 '예지정비'를 시작했다. 예지정비는 항공기 부품이나 시스템에 결함이 생길 시점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비 방식이다. 항공기가 모은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항공기 상태를 실시간 감시하며 결함 전조 증상을 파악한다. 정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항공기 결함에 따른 지연과 결항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수명이 남은 부품을 일정 주기에 맞춰 미리 교체하는 예방정비나, 이미 결함이 발생한 뒤 정비하는 사후정비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에어버스의 예지정비 솔루션 '스카이와이즈'를 도입했다. A220, A321네오, A330 등 대한항공이 보유한 에어버스 전 기종에 이를 적용했다. 지난 7월에는 보잉의 디지털 솔루션 'AHM' 사용 계약도 맺었다. 이외에도 엔진과 보조동력장치(APU) 등 각 부문 제조사로부터 솔루션을 도입해 예지정비에 활용하고 있다.
항공기 외관 정비에는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21년 국토교통부의 인스펙션 드론 개발 사업 일환으로 시제품을 만들었고 도입한 것이다. 대한항공 인스펙션 드론은 가로·세로 각 1m, 높이 약 40㎝ 크기이고 무게는 5.5㎏다. 드론마다 광학 3배줌 4K 고성능 카메라를 1대씩 장착했다. 이 드론은 20분 동안 지속해서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동체 외관 점검 정밀도를 높이고 소요 시간을 60%가량 줄일 수 있게 됐다. 이같은 무인드론 외관 점검은 세계 최초다. 기존에도 드론으로 항공기 동체 외관을 살피는 경우는 있었지만 1대를 수동 조종하는 식이었다.
현재는 인스펙션 드론으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AI 자동 결함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국토부 등 관계 부처 및 기관과 협력해 정비 매뉴얼과 각종 제도를 개선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관련 기술 보완과 제도 정비를 마치는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스펙션 드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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