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잔해 철거 지연·건물 소유주는 연락 두절…시 "정비 독려하겠다"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언제쯤이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답답합니다."
30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청과시장 골목에서 만난 60대 상인 김모 씨는 이같이 말했다.
추석을 2주 앞둔 지난달 3일 밤, 이 청과시장에 큰불이 나면서 김씨 점포가 일부 피해를 봤다.
화재 직후 피해가 거의 없는 다른 빈 점포에 임시로 장사를 시작했으나 손님 발걸음이 거의 끊겼다.
김씨는 "화재 복구가 늦어지면서 단골손님마저도 청과시장을 찾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아직 청과시장 곳곳에는 화재 잔해가 쌓여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자아냈다.
점포를 구분하는 외벽도 불에 검게 그을린 탓에 청과시장은 폐허를 연상케 했다.
인근에서 과일을 내다 파는 한 상인은 "직접적인 화재 피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방치된 화재 잔해로 청과시장 골목으로 드나드는 사람이 드물어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잔해 철거가 지연된 것은 청과시장 건물 소유주 측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정비작업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시가 예비비를 투입해 정비작업에 돌입해 잔해 철거는 곧 마무리지만, 문제는 또 있다.
기존 청과시장 상인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화재로 점포 25곳(창고 제외)이 피해를 봤다.
일부는 어시장 내 다른 곳에서 새로 점포 문을 열었으나, 대부분은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화재 직후 인근 공터에 임시 점포를 개설하도록 했으나 오는 31일까지만 사용 허가가 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이 공터에 자리잡은 점포 2곳은 31일 이후에도 계속 장사할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서 과일을 파는 70대 A씨는 "화재 피해가 커 보증금을 주고 다른 점포에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곳은 화재 위험 등으로 전기 설비를 들여놓을 수 없어 상인들이 계속 이용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고, 결국 청과시장 건물 소유주가 나서 현장 복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시 등 관계당국과 접촉하던 건물 소유주마저 현재 연락 두절되면서 상인들 일상 복귀 시점은 불투명하다.
시 관계자는 "상인들을 위해 어시장 내 다른 점포에 들어가실 수 있도록 유도하고, 건물 소유주 측과 연락이 된다면 건물 정비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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