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높아 서두르면 손해…상품뿐만 아니라 문화도 알려야"
한국 문화 체험하는 온·오프 쇼핑 플랫폼 'K-갤러리' 개설 추진
(빈[오스트리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6개월 안에 미국 코스트코에 납품하게 해주겠다고 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서 국내 대기업도 몇 년 걸리거든요."
미국 LA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진출을 돕는 비즈니스를 펼치는 오세진(51) 링크원 대표는 3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에 안착하려면 준비가 길수록 좋다, 서두르면 그만큼 손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LA지회 부회장이기도 한 오 대표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월드옥타와 연합뉴스 공동으로 개최한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 한국상품박람회'에 바이어로 참가했다.
링크원은 중소기업이 미국 진출을 위해 필요한 통관·물류·유통 등 다양한 행정 절차와 비즈니스 시스템 구축 등을 컨설팅하는 인큐베이팅&액셀러레이팅 사업과 한국 상품 수입·유통업을 하고 있다.
오 대표는 "한국 중소기업들은 동남아, 중국, 유럽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미국 시장 문을 두드린다"며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인데 다른 곳처럼 미국도 금방 성공할 거라고 오판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처럼 '급행'이 통할 거라고 생각해 규정이나 절차를 위반했다가는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까다로운 게 많은 미국이지만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가 높아져 도전해볼 만하다고 귀띔한다.
한국 중소기업에서 수출입 업무를 하다가 2003년 미국 지사 발령으로 건너온 그는 2011년에 창업했다.
미국 시장 개척을 위해 좌충우돌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후발주자로 들어오는 기업들을 돕는 일에 뛰어들었다.
오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회계사·변호사 비용은 당연하게 지불하면서 컨설팅료는 아까워한다"며 "불필요한 낭비나 실패를 줄이는 방법으로 수업료를 내는 데 익숙한 미국 상관행(商慣行)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컨설팅뿐만 아니라 한국 제품 수입·유통업도 병행하는 링크원은 서울과 캐나다에 지사를 두고 연 매출 4천만 달러(약 552억원)를 올리고 있다.
오 대표는 최근 한국 상품에 이어 한국 문화도 알리는 유통플랫폼인 'K-갤러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미국 바이어들과 미팅하면 대뜸 '왜 한국 제품을 사야 하냐?'고 묻는데 그 이유는 중국이나 동남아 제품이 시장에 넘쳐나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한국 제품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한국의 문화도 알려야 비교 우위와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확신했다.
20년째 미국 시장 개척에 앞장서면서 쌓은 교훈은 문화를 전파할수록 시장도 커지고 소비자의 충성도도 높아진다는 것.
그래서 그는 한국 상품 종합 쇼핑몰이면서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하거나 배울 수 있는 플랫폼으로 'K-갤러리'를 구상했다. 온라인 버전은 구축을 완료했고, 상품 진열뿐만 아니라 체험 공간도 갖춘 오프라인 매장이 마련되는 대로 내년 상반기에 오픈할 계획이다.
월드옥타에서 리쿠르팅·컨설팅 분야를 맡은 제12통상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월드옥타는 현지화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게 장점"이라고 치켜세웠다.
오 대표는 "'K-갤러리'를 통해 한국 문화와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이 '한국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상품보다 문화가 먼저라는 비즈니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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