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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수소차 첫발 뗀 정몽구, 전환 이끄는 정의선…현대家 수소사랑 결실
    입력 2024.10.3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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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는 31일 열린 수소 콘셉트카 공개행사에서 과거 현대차가 수소차를 개발하기 시작한 배경을 강조했다. 이 회사가 수소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1998년 용인에 마북 환경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올해로 27년째를 맞았다.
당시 현대그룹 회장으로 있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한 번 만들어서 절대 잘 만들 수 없다" "돈 걱정 말고 젊은 기술자가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보라" "돈 아낀다고 똑같은 차 만들 필요 없고, 100대 다 다른 차가 돼도 좋다" 식으로 말하며 개발진을 독려했다고 한다. 직전 해 불거진 외환위기(IMF)로 온 나라가 움츠려 있을 때다.


이러한 응원은 하나둘 결실을 냈다. 미국으로 날아간 직원들은 6개월을 밤낮없이 일하며 현지에서 도움을 준 현지 기업과 첫 수소전기차를 개발했다. 당시 프로젝트를 머큐리(수성)라고 이름 붙인 건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으로 선두 업체를 빠르게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이후 이 회사 직원들은 4년 만인 2004년 독자 개발 수소차를 내놨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휘청일 때도 투자는 지속됐다. 2013년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 FCEV로 성과를 냈다. 최초 양산차 기록은 이후 대형 트럭, 버스에서도 이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기후변화, 에너지 불평등 등 인류가 마주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수소 기술을 가다듬는 게 기업인으로서 소명이라는 점을 항상 강조했다. 당장 지금 우리만이 아니라 후대를 위해서라도 수소 사회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장재훈 대표는 내년 출시할 신형 수소전기차 가격대와 관련해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에서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게 일단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소차 보급 확대의 걸림돌로 꼽히는 가격 문턱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얘기다.
그는 "(수소차 보조금과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도 수소 사회로 나아가는 데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책정될 정부 보조금과 연계해 가격을 매길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도전적인 측면이 많지만 수익성보다는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2018년 내놓은 국내 유일 수소전기차 승용 모델 넥쏘는 이날 공개된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 중 나올 예정이다.

국내서 파는 유일한 수소 승용차인 넥쏘는 차량 가격이 6950만원이다. 여기에 국고·지자체 보조금을 감안하면 소비자는 3000만원대 중후반대에 구매 가능하다. 서울에서는 지자체 보조금을 합해 3250만원을 준다.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더딘 데다 내연기관을 포함한 신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배터리 전기차는 최근 들어 수요가 주춤한 상황이다. 불편한 충전 인프라도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이런 상황인 만큼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신형 수소차의 상품 경쟁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수요가 살아나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장 대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지만 전체적인 방향성은 시차의 문제일 뿐 분명히 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본적으로 전동화 전략은 하나는 배터리 전기차, 또 하나는 수소차로 두 가지 축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동수단으로 시작했으나 에너지 부분의 생태계, 즉 산업 전반의 설루션과 응용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탄소중립을 위해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기반 응용제품이 가진 역할이 분명한 만큼 꾸준히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소 사회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기술 중요성도 강조했다. 길게 보면 수소차를 비롯한 연료전지 전반이 널리 쓰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필요한 기술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장 대표는 덧붙였다. 기술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실제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만들어 시장에 팔고 피드백을 받은 점이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자동차 등 같은 업계를 비롯해 다양한 이종 업종 간 협업 가능성도 열어놨다. 김창환 현대차 전동화에너지솔루션 담당 전무는 "기술을 구체화하는 한편 어떻게 하면 좀 더 확산하고 더 많은 분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구현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며 "전문 소재 분야 등 국내외 다양한 업체와 전략적인 협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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