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롯데쇼핑이 올해 3분기에 백화점과 마트·슈퍼의 실적 부진에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의 호조 속에 영업이익을 늘리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자회사 중에는 홈쇼핑과 컬처웍스가 손익 구조 효율화 노력 등에 힘입어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5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수익성 개선 기조를 유지했다. 매출은 3조568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순이익은 2882억원을 기록해 1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중국 사업 철수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 외 손익 등 영향으로 순손실 79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쇼핑은 전반적으로 내수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3분기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보면 백화점 매출은 7553억원으로 0.8% 감소했다. 다만 누계 기준으로 2조407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9월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패션 수요가 감소했지만, 리뉴얼을 진행한 수도권 대형점 누계 매출이 6.7% 신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백화점은 연말 성수기 집객 활성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영업이익은 주요점 리뉴얼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와 구조 개선을 위한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8.0% 감소한 707억원에 머물렀다.

마트는 매출이 1조4421억원으로 4.9% 줄었고 영입이익도 451억원으로 뒷걸음쳤다. 슈퍼 역시 매출이 3.6% 감소한 3345억원에 머물렀으며,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11%나 빠졌다. 고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과 경기 침체의 영향이 컸다. 그로서리 중심으로 리뉴얼을 진행한 마트 점포의 매출액이 5.6% 증가하고 슈퍼의 동일점포 매출 신장률(SSSG) 기준으로 2.5% 성장한 점이 위안거리다. 마트와 슈퍼는 국내 시장에서 그로서리 상품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화점과 마트는 해외에서 견고한 실적 성장을 이뤘다. 특히 백화점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장이 해외사업의 견고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백화점 해외사업은 3분기 매출액이 24.6%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베트남에서의 누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했다. 마트도 해외사업 3분기 매출액이 0.4% 늘었고, 영업이익은 12.2%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 사업은 2022년 1분기부터 11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구서애 동남아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고 해외사업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e커머스 사업 부문인 롯데온은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낮은 상품 비중을 조정하는 등 수익성에 초점을 둔 체질 개선 작업 속에 매출이 269억원으로 14.9% 줄었으나 영업손실액은 192억원으로 소폭 축소했다. 롯데하이마트는 불경기와 부동산 침체 등 업계의 부정적 요인이 지속되면서 매출이 6859억원으로 5.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누계 기준으로 흑자전환했다.

롯데홈쇼핑은 매출이 2081억원으로 5.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9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방송법 위반 제재로 새벽방송을 중단한 데 따른 '기저 효과'도 있지만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저마진 상품 비중을 축소하고 비용 구조의 효율성을 확대한 효과가 컸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이래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개선 흐름을 이어간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컬처웍스는 국내 영화 시장의 회복이 지지부진한 영향을 받아 매출(1306억원)이 15.3% 감소했으나 판매관리비 절감과 베트남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90억원)은 183.7%나 증가했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어려운 내수경기 흐름 속에서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과 연결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 노력에 힘입어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성장 전략으로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고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를 위한 트랜스포메이션 2.0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