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방불하는 굉음과 진동, 불길, 짙은 연기 잇따라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최근 화재를 비롯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경북 포항시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경북소방본부와 포스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0분께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소방 당국이 2시간 10여분 만에 초기 진화를 마쳤다.
이 불로 현재까지 1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초진까지 걸린 시간은 비교적 짧았지만 불이 난 공장 높이가 약 50m인데다가 불길이 거세 소방 당국은 초기에는 화재 현장에 접근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더군다나 불이 날 때 전쟁터를 방불하는 굉음을 동반한 폭발이 발생하면서 형산강 건너편에 있는 해도동, 송도동 건물이 흔들리고 많은 주민이 불안에 떨었다.
포항제철소에서 이 같은 화재가 발생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1월 26일에는 포항제철소 내 선강지역 통신선에서 불이 나 10여분 만에 꺼졌다.
이어 2월 15일에는 석탄 운반 시설에서, 같은 달 29일에는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각각 불이 났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원료 저장고인 사일로에서 철광석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에서, 지난해 4월 27일에는 3파이넥스공장 인근 원료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같은 달 18일에는 3고로 인근 부대설비인 COG(코크스 오븐 가스) 승압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23일에는 2고로(용광로) 주변 전선에서 불이 나 정전이 발생하면서 2고로와 3고로, 4고로 가동이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포스코는 설비 가동이 일시 중단되자 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가스 농도가 높아져 폭발할 위험에 대비해 자동적으로 밖으로 태워서 내보내는 이른바 방산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장 주변이 검은 연기로 뒤덮이고 굴뚝에서 화염이 분출되자 불안한 시민들의 신고가 빗발쳤다.
지난 8월 31일에는 4고로에서 설비 이상으로 검은 연기가 밖으로 분출됐고 지난해 10월 10일 2코크스공장에서 방산작업이 진행돼 화재로 오인한 신고가 이어졌다.
송도동 한 시민은 "오늘 새벽 '쿵' 하는 진동이 느껴져서 지진이 난 줄 알았을 정도였다"며 "얼마나 불안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환여동 한 주민도 "포항제철소에서 잊을만하면 화재가 나니 포항에 사는 주민으로서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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