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차량이 의도치 않게 급가속하는데 브레이크 페달이 듣지 않는 상황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도로 위에 다른 차량이나 사람이 지나고 있다면 위험성은 배가 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7일 경북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 이런 급박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를 소개하며 시연했다.
최우선은 제동 페달을 두 발로 힘껏 밟는 것이지만 밟았는데도 속도가 줄지 않으면 EPB를 신속하게 작동시켜야 한다고 공단은 전했다. EPB는 (P) 모양의 버튼으로 차량마다 다르게 위치한다. 운전대 왼쪽 하단이나 변속 레버 옆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버튼을 차량이 멈출 때까지 당겨주면 된다.
실제 전기차에 탑승해 체험해보니 시속 80㎞가 넘는 속도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은 채로 EPB를 당기자 '삐삐삐삐삐' 경고음이 나면서 차량이 3~4초 만에 멈췄다. 다만 EPB를 사용하면 브레이크 패드가 많이 닳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만 쓰는 것이 권고된다.
방어운전의 필요성도 체험할 수 있었다. 방어운전은 주행 중 신호등 바뀜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지·조작 운전 능력이 부족한 고령 운전자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요구되는 운전 습관이다. 고령운전자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 비율은 2019년 23.0%에서 지난해 29.2%로 지속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
공단은 기자가 고령자 체험복을 착용해 전후를 비교할 수 있게 했다. 시속 50㎞로 운전하다가 물기둥 발생, 신호등 적색 전환으로 급하게 감속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자진해서 고령자 체험복을 입은 한 기자는 "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아 몸을 가누기 힘들고 행동이 자연스럽게 느려진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고령자 체험복을 입기 전후의 반응 속도는 차이가 났다. 미리 조심해서 물기둥 시작점보다 멀리 떨어져 차량이 멈춘 경우도 있지만 고령자 체험복을 입은 후에는 대체로 차량 앞머리가 물기둥에 빠지거나 아슬하게 직전에 멈추기 일쑤였다.
공단은 방어운전과 함께 사회적 배려와 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고려운전자 관련 운전적성정밀검사 자격관리 제도 개선을 시행 중"이라고 전했다. 또 화물차 75대와 버스 15대에 사각지대 감지장치(BSD)를 장착하고, 14개 서울 택시회사를 통해 395대의 택시에 페달 블랙박스를 시범으로 달았다고 했다. 고령 보행자를 위한 안전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다.
차량으로 약 20분 이동하자 비수도권 최초로 드론 자격시험을 상시 운영하는 김천 드론자격센터가 보였다. 문을 연 지 6개월이 막 지난 곳이다. 총면적 4만1568㎡로 축구장 8개를 합쳐놓은 부지에는 실기시험장과 이·착륙장, 관제·운영 및 정비동 등이 세워졌다.
공단은 새로운 드론이 등장하면 해당 기체에 맞는 신규 자격제도를 개발하고, 활주로와 실기시험장을 개방해 연습·시험비행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드론 배송 서비스도 지원 중이다. 드론의 현 위치 등은 드론상황관리센터에서 파악한다.
최성원 공단 드론관리처 연구위원은 "드론 배송 기체에 식별 장치를 부착해 공단 식별관리시스템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비행 이력을 관리한다"며 "드론 모델명과 보험 승인 여부, 소유자명 등 세부 정보까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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