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소방 "산소 주입용 풍구,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 난 듯"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10일 사고가 난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의 폭발·화재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포항남부경찰서와 포항남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 당국은 10일 새벽 사고 당시 3파이넥스공장의 용융로 하부에 있는 산소 주입용 풍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풍구에서 가스가 팽창하면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풍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3파이넥스공장은 이달 초 약 3일간 중수리(중규모 수리) 작업을 한 뒤 재가동했다.
포스코 측은 중수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중수리는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사고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1990년대 초부터 자체 개발한 제철 공법이다.
원료를 예비처리하지 않고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설비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단점은 용광로에 열풍을 불어넣어 쇳물을 만드는 고로 방식과 달리 파이넥스는 용융로에 산소를 불어 넣기 때문에 폭발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철강 공정에 사용되는 산소는 고압인 데다가 인화성이 강하다.
이 때문에 파이넥스 공장에서는 수년 주기로 사고나 문제가 발생했다.
2009년 1월 13일에는 2파이넥스공장의 성형탄 설비에서 불이 나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됐고 3명이 다쳤다.
2013년 3월 22일에는 1파이넥스공장 용융로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2019년 7월 6일에는 2파이넥스공장에서 조업 중 일시적인 문제가 생겨 연기가 다량 배출돼 주민이 놀라는 일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포스코 안팎에서는 파이넥스 공법의 한계를 지적한다.
포스코 전 직원은 "세계적인 기술이라고 자랑했지만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포스코만 쓰는 기술이 파이넥스여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11일 성명을 통해 "제철소의 사고들은 거의 항상 폭발과 화재를 동반해 시민들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아 왔다"며 "포항제철소는 시민에게 사과하고 인식 개선과 안전 설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사고 원인을 파악한 뒤 수리를 거쳐 조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설비 가동에는 얼마나 걸릴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짧게는 수일 안에 정비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기존 고로 생산물량이 있어서 철강재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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