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내년 우리나라에 승용차를 출시한다. 그간 중국 업체가 버스·트럭 등 상용차만 국내에 선보였는데 승용차 브랜드가 직접 진출하는 건 BYD가 처음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현지는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선 가운데 한국도 사정권에 들어섰다.
BYD코리아는 13일 "지나 수개월간 국내 승용차 브랜드 사업성 검토를 다각도로 진행했다"며 "2025년 초를 목표로 BYD 승용차 브랜드를 공식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BYD코리아는 상용차를 중심으로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승용차 출시도 최근 1, 2년 사이 꾸준히 업계에서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에 공식 발표했다.
회사 측은 초기 승용차 판매·서비스를 위한 지역별 네트워크 구축과 인력 채용, 차량 인증, 마케팅 계획, 직원 교육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딜러사로는 중국계 자동차 유통업체 하모니그룹, 국내 기업으로 BMW·미니 등을 다루는 도이치오토 등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와 배터리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경전철과 재생에너지, 전자 사업도 있다. 한국에는 2016년 진출, 전기 지게차를 비롯해 버스·트럭을 팔고 있다. GS글로벌 등이 딜러사로 협업하고 있다. 국내 출시 승용차를 아직 특정하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소형 SUV 아토, 중형세단 씰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다른 나라에서도 초기 진출 시 주력으로 내세웠던 모델이다. 현재 주행거리 등을 인정받기 위한 정부 인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판매량이 최근 수년 사이 빠르게 늘면서 주요 완성차 제작사로 자리 잡았다. 중국 승용차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중국 현지 신에너지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은 36.1%로 압도적인 1위다. 지리나 상하이GM, 창안, 테슬라 등 2위권 이하 브랜드는 모두 한 자릿수 이하다. 지난해 BYD의 전 세계 판매량은 302만대로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전통 완성차 제작사를 제치고 글로벌 10위 안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325만대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전 세계에서 50만2657대를 판매해 월간 기준으로 처음 50만대를 넘겼다.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것을 비롯해 중남미, 유럽 등 전 세계 각지에서 빠르게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외산 브랜드에 보수적인 일본에도 진출해 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한편 첨단 기술을 적용한 고가 브랜드도 따로 내놓는 등 외형 확대에 적극적이다. 배터리 역시 자사 전기차는 물론 외부 완성차 업체에도 널리 공급하면서 점유율을 늘렸다. 중국 닝더스다이(CATL)에 이어 자동차용 배터리 글로벌 2위 수준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사업부문 대표는 "국내 소비자의 높은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갖춘 임직원, 협력사와 심도 있게 검토해왔다"며 "해외 각지에서의 성공 경험과 함께 뛰어난 기술력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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