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인터뷰]"K컬쳐 잠재력 기대"…IHG그룹, 한국 럭셔리 호텔 공략
    입력 2024.11.18 09:19

[ 아시아경제 ] "K푸드, K패션 등 K 컬쳐는 전 세계 여행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다. 럭셔리 호텔에 대한 한국인들의 수요도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사업성이 큰 곳이다."

비벡 발라 IHG그룹 한국·동남아시아 지역 매니징 디렉터. IHG그룹 제공.

비벡 발라 IHG그룹 한국·동남아시아 지역 매니징 디렉터(MD)는 최근 푸꾸옥에서 진행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주요 관광지인 서울, 제주, 부산 등 도심과 리조트 지역에 (리젠트와 킴튼, 버그넷 컬렉션 등) 새로운 호텔 브랜드를 도입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에 본사를 둔 호텔 체인 IHG그룹이 한국에서 호텔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것이다. IHG그룹은 부동산 소유주로부터 위탁받아 호텔 브랜드를 운영하며, 총 19개의 호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전세계 100개국에 6500개 이상의 호텔을 운영 중으로, 메리어트와 하야트, 힐튼그룹 등과 럭셔리 호텔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국내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는 인터컨티넨탈이다. 해당 브랜드는 서울 강남구에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를 운영 중이다.

IHG그룹은 호텔 브랜드 중 상위 6개 럭셔리&라이프스타일(L&L) 브랜드를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IHG그룹이 운영하는 L&L라인에는 ▲식스센스 ▲리젠트 ▲인터컨티넨탈 호텔&리조트 ▲킴프턴 ▲호텔 인디고 ▲버그넷 등이 있다.

IHG그룹은 럭셔리 전략을 통해 방한 관광객과 내국인 고객을 한 번에 끌어모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IHG그룹은 한국 시장에 가성비 있는 중저가형 호텔 브랜드인 '홀리데이인(홍대, 송도)', '보코(명동, 강남)'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럭셔리호텔의 경우 서울, 부산, 제주 등 주요 관광지 중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1곳만 있다.

비벡 발라 MD는 "한국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려는 여행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 독특한 숙박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여행을 많이 오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보면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구매력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캉스나, 휴가를 즐기기 위해 좋은 숙소를 찾는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과도 럭셔리 호텔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VI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여행객은 휴가 기간 지난해보다 숙박비를 60%가량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체 여행 경비에 20%에 해당한다.

비벡 발라 MD는 "한국인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에서 최고의 인바운드 고객으로 휴가에 대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며 "다른 럭셔리 브랜드인 킴프튼, 인디고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비치 호텔의 투숙객 중 60%는 한국인이다. 1박에 100만원 이상의 가격이 책정된 초고급 리조트인 리젠트 푸꾸옥에서도 한국인 고객 비중은 전체 투숙객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HG그룹은 내년 '인터컨티넨날 평택'과 새로운 럭셔리 호텔 브랜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럭셔리 호텔의 경우 지역과 브랜드 등을 세부적으로 논의 중인데 리젠트의 도입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진다.

리젠트 푸꾸옥 로비 모습. 이민지 기자.

리젠트는 2018년 IHG그룹에 인수된 럭셔리 브랜드로 전 세계에 10개의 호텔을 운영 중이다. IHG그룹의 최상위 럭셔리 포트폴리오인 식스센스 브랜드가 웰니스 리조트에 특화된 럭셔리 브랜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도심 호텔 중에선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로 꼽힌다. 리젠트 홍콩의 경우 홍콩을 대표하는 최상급 호텔로 잘 알려져 있다.

리젠트는 향후 5년 내 발리, 교토, 산야, 선전 등에 12개의 호텔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스리람 카일라삼 리젠트 푸꾸옥 제너럴 매니저는 "주요 도시와 리조트 지역에 장기적으로 40개 이상의 호텔을 세우는 것이 브랜드 목표"라며 "도시 호텔 중 서울로도 확장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리젠트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럭셔리브랜드와 차별화된 호텔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리젠트 푸꾸옥에서도 이같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리젠트 푸꾸옥은 서비스로 '테이스트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아티스트와 파인다이닝을 결합해 투숙객들에게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해주겠다는 취지다. 스리람 카일라삼 제너럴 매니저는 "동남아시아 각지의 호텔 소유주들이 리젠트 브랜드와 테이스트 스튜디오에 대한 소문을 듣고 직접 체험하러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하는 성향에 맞춰 경험을 큐레이션(선별) 해주는 것도 리젠트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다. 일반 럭셔리 호텔이나 리조트는 요가, 스파 프로그램을 등을 운영하며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지만 리젠트는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미리 파악해 호텔이 가진 서비스 외에 주변 여행지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스리람 카일라섬 제너럴 매니저는 "리젠트 핵심은 고객에게 필요한 물건을 제공해 주는 것에서 나아가 경험 제공해 주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푸꾸옥(베트남) =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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