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뜬금포 롯데 위기설' 유튜브서 시작 추정…롯데 "법적조치 검토"
    입력 2024.11.18 18:08

[ 아시아경제 ] 롯데그룹이 18일 갑작스럽게 위기설에 휩싸였다. 유동성 위기로 그룹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는 유튜브 동영상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위기설은 '지라시(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확산됐다. 롯데는 즉시 부인했지만 롯데지주는 물론 주요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끌어내렸다.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이날 최근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 관련, 해명공시를 통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 제공

앞서 지난 주말 사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롯데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루머가 확산됐다. 롯데그룹의 차입금 대비 당기순이익이 매우 적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탓에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맞아 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포함됐다.

이는 한 유튜브 영상에서 주장한 내용과 똑같다. 한 유튜버는 지난 19일 업로드한 동영상을 통해 "롯데그룹의 차입금이 39조원으로 재계 4위인 반면, 단기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재계 17위라며 "빚은 재계 4위인데 빚을 갚을 능력은 17위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리한 차입경영과 공격적인 기업인수로 롯데가 대우그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라시가 확산되면서 이날 롯데 계열사 주가는 급락했다. 롯데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6.59%(1450원) 내린 2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케미칼은 10.22%(7500원) 빠진 6만5900원에, 롯데쇼핑은 6.6%(4100원) 하락한 5만8000원에 마감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계열사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롯데지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롯데지주의 당기순손실은 215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순손실은 1871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각각 1494억원, 2715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롯데지주는 이달 29일 만기인 1200억원어치 단기 기업어음(CP)을 막기 위해 1000억원대 장기(1년6개월물 100억원·2년6개월물 1100억원 등 총 1200억원어치) CP를 발행했는데, 단기 자금조달 시장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기업신용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부채도 증가했다. 올해 9월30일 기준 롯데지주의 유동부채는 7조1644억원으로,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유동부채인 6조7279억원보다 6.5%가량 증가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최근 고강도 긴축에 돌입했는데, 이를 과대 해석한 유튜브 영상으로 위기설 지라시까지 번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등 화학군 계열사와 롯데지주의 임원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달부터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솔선수범해 어려운 환경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도 지난 6월부터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롯데지주도 지난 8월부터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각 계열사의 경영 활동 지원을 늘리는 등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다. 인력 구조조정 차원에서도 롯데온(6월)과 롯데면세점(8월), 세븐일레븐(10월) 등이 희망퇴직을 시행한 데 이어 롯데호텔앤리조트도 이달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저도 롯데그룹 외부인이기 때문에 자금 이슈에 대해 사실 맞다 아니다, 코멘트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정황상 곧 모라토리엄을 선언한다는 것은 그룹이 밸류업 공시를 하고, 투자를 발표하고, 롯데자이언츠의 수십억 원 자유계약(FA)을 하는 것과 앞뒤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어 "텔레그램을 통해 퍼진 글 하나가 이 같은 파급효과를 낸다는 것이 롯데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느끼게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루머의 최초 생성자와 유포자에 대한 수사 의뢰 등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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