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K-로봇이 중동 시장을 누비고 있다. 중동 전역의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로봇 스타트업의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산업 전반에 걸쳐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중동은 K-로봇이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할 기회도 된다.
19일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기업 뉴빌리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 내 물류단지 옥사곤에서 운영 중인 배달로봇 ‘뉴비’는 현재까지 약 1000회의 배달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뉴비는 주문 접수부터 배달 완료까지 평균 22분이 소요되는 높은 효율성을 보여줘 최근 옥사곤이 발간하는 자료에도 소개됐다.
뉴빌리티는 옥사곤과 영국 슈퍼카 제조사 맥라렌이 공동 주관하는 글로벌 프로그램 ‘옥사곤 X 맥라렌 액셀러레이터’에 선정돼 지난해 12월부터 베이스캠프 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생필품 배달을 시작했다. 뉴빌리티는 옥사곤 내에서 푸드트럭 배달 자동화를 위해 2대의 로봇을 투입했고, 현지화된 배달 앱을 개발해 주문과 결제 프로세스를 온라인화했다.
현지에서도 뉴빌리티의 로봇이 네옴시티가 추구하는 첨단 산업 도시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옥사곤의 하워드 우 국제투자 및 제조 담당 이사는 "뉴빌리티의 혁신적인 기술이 옥사곤의 스마트 물류 생태계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뉴빌리티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중동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네옴시티 내 물류, 제조, 의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로봇을 투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부터 18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UAE 정보통신 박람회(GITEX)’에서도 다양한 K-로봇이 주목을 받았다. 이 전시회는 UAE가 1981년부터 매년 열고 있으며 ‘중동판 CES’로 불린다. 이번 전시회에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한국로봇관’을 운영해 6개 국내 로봇 스타트업의 제품을 소개했다. STS로보테크의 치킨 조리로봇을 비롯해 싸인랩의 ‘다목적 팜 로봇’, 아이로바의 ‘캐디로봇’, 써큘러스의 ‘반려 및 교육 로봇’, 엔디에스솔루션의 ‘안내로봇’, 하이제라넥트웍스의 ‘배뇨 자동처리 돌봄로봇’ 등이다. 이들 6개 사가 180여개 사와 4228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실적을 거뒀다고 로봇산업진흥원은 설명했다.
순찰로봇 스타트업 도구공간도 이 전시회에 별도 부스를 마련해 참가했다. 도구공간이 내놓은 로봇은 순찰로봇 ‘패트로버’로, 인공지능(AI) 보안기술과 자율 주행 기술이 융합됐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로봇이 수행하는 작업을 관리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언제든지 직접 확인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지능형 관제 시스템도 제공된다. 도구공간 관계자는 "해외에서 자율주행 순찰로봇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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