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높은 잠재력으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발전기업들이 잇달아 운전·정비(O&M)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1위 업체인 지멘스가메사(SGRM)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초대형 해상풍력 시공과 O&M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추진 중이다. SGRM은 세계 해상풍력 시장에서 21GW 공급실적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대 14MW급 해상풍력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도 울산에서 800MW 규모의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과 200MW 규모의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퀴노르는 향후 국내 총 3GW 규모로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티에스윈드, 윈드코리아 등 대기업은 물론 전문기업까지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해상풍력 사업은 사업개발부터 제조, 설치·시공, 운영(O&M)을 전주기로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O&M 사업은 설비 제조만큼 높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효자사업으로 꼽힌다. 모든 작업이 해상에서 이뤄지다 보니 전용 선박이 필요한 것은 물론, 원격 제어시스템을 비롯해 해상풍력에 맞춘 관리 체계도 필수적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해상풍력 유지 보수 총비용이 전체 해상풍력 발전의 LCOE(균등화발전비용) 비중의 약 35~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COE(Levelized Cost of Energy)는 건설에서부터 폐기까지 발전소의 전체 수명주기 동안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평균화한 비용을 뜻한다.
풍력발전 단지를 짓고 폐기하는데 비용이 100억원이라면, 그중에 많게는 40억원이 O&M 비용이라는 의미다. 그만큼 기업이 거둘 수 있는 수익이 많다는 얘기다.
정부는 2030년 14.3GW의 해상풍력을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3월 기준 전력거래소에 등록된 해상풍력 발전기 용량은 약 230MW에 그친다. 풍력업계는 해상풍력 활성화와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그 마중물로써 지난 21대 국회에서 무산된 해상풍력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법은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를 신설, 국내 해상풍력 발전 사업 전반을 직접 관할해 각종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해상 풍력발전 사업을 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 등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30여개에 이르는 인허가를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이해관계자도 설득해야 해서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한상 한전 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해상풍력 특별법이 도입되면 정부 주도로 입찰 방식 및 기준을 설계할 수 있다"면서 "해상풍력을 정책 목표 수준까지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성 향상, 인허가 간소화, 원활한 이해관계 조율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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