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가운데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운영하는 프로야구단들도 일제히 호실적을 거뒀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늘어난 데다 특화 굿즈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롯데자이언츠는 올해 3분기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냈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자이언츠를 포함한 롯데의 3분기 기타 부문 매출은 1745억원, 영업이익은 1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1.2%, 영업이익은 1375.6% 급등한 수치다. 자이언트의 실적 호조로 기타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것이 롯데지주의 설명이다. 롯데지주는 롯데자이언츠의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는 "관중 수 증가에 따른 입장료 및 유니폼 등 굿즈 판매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의 SSG 랜더스도 프로야구 인기 효과를 톡톡히 봤다. SSG 랜더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야구단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23억원과 85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5.1%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1월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 중이던 SK 와이번스의 지분 100%를 약 1353억원에 인수했다. 이마트 인수 이후 구단 간판을 SSG 랜더스로 바꿔 달았다.
이같은 호실적은 프로야구가 역대 최다 관중을 동원하며 흥행을 거둔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누적 관중 수는 약 1089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로 출범 42주년을 맞은 한국 프로야구가 관중 1000만명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2017년 기록했던 840만명이 최다 기록이었다.
유통 라이벌 두 구단도 관중 동원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 정규시즌 롯데와 SSG는 각각 123만명과 114만명의 관중을 모으면서 관중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각 구단의 관중 수를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롯데는 38.3% 늘었고, SSG 역시 7% 증가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관중 수를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롯데는 5번째, SSG는 6번째다. 관중 수 상위권에는 이번 시즌 성적이 좋았던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잠실 라이벌'로 꼽히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위치했다.
관중 수가 늘어난 데 더해 각 구단이 판매한 유니폼 등 응원용품도 호실적의 밑바탕이 됐다. 롯데와 SSG 모두 이번 시즌 유명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었다. 롯데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캐릭터와 협업해 내놓은 유니폼과 키링, 뱃지 등 응원용품이 화제를 모았다. 이중에서도 한정 판매된 유니폼은 품절 대란을 겪으면서 지금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이 붙은 채 거래되고 있다. SSG 역시 라인프렌즈와 협업해 내놓은 유니폼이 출시 초기 품절 현상을 겪었다.
한편,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면서 패션업계도 반사이익을 봤다. 형지엘리트의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실적에서 스포츠 상품화 사업의 매출은 211억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보다 113% 늘었다. 같은 기간 스포츠 상품 관련 영업 이익도 26억원으로 136% 급증했다. 형지엘리트는 올해 초 스포츠 브랜드 '윌비플레이'를 론칭하고 롯데와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롯데의 경기용 공식 유니폼과 용품 등을 윌비플레이가 공급한다. 이 밖에도 형지엘리트는 SSG, 한화 이글스와 협업해 야구 굿즈를 발매하고 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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