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쌍방 고소·고발을 취하하며 협력 기조로 돌아섰다. 방산업계 경쟁 심화 속에서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원팀' 구성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했던 KDDX 군사기밀 유출 관련 고발을 취소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25일 한화오션 관계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를 철회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상호 보완과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도 "국내 조선산업 발전과 K-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취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고소전 종결은 최근 10조 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사업 입찰 실패가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한국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개별적으로 참여한 반면, 스페인·일본·독일 등 경쟁국들은 정부와 기업이 하나로 뭉친 '원팀' 전략을 펼쳤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입찰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양사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경쟁 구도가 계속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KDDX 사업에 필요한 '방산업체 지정' 여부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상대로 검토 중이다. 두 업체가 모두 지정되면 방위사업청은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중 하나를 선택해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방사청은 이르면 연말에 사업 추진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KDDX 사업은 약 7조 8,000억 원을 들여 6,000톤급 신형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 기본 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DDX 사업은 사업 규모가 8조 원에 육박하며, 두 업체 모두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누가 선정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며 "양사의 협력이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