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전 세계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페인트 업계가 친환경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접 수출 외에도 철강 등 주요 수출품에 사용되는 도료 역시 친환경 제품이 사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28일 페인트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도료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U는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EU 역내로 수입되는 제품 중 자국 제품보다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에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철강·알루미늄·비료·시멘트·전력·수소 등 6개 품목에 먼저 적용된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출품은 배출한 탄소량만큼의 인증서 구매가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국내 페인트 업계는 친환경 관련 연구개발(R&D)을 늘리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삼화페인트공업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 재활용한 PCM(컬러강판)용 코팅제를 개발해 미국 안전규격 인증기관인 UL의 'ECV 2809 리사이클드 콘텐트' 인증을 취득했다. 이는 페인트 업계 최초다. UL은 미국 USDA(농무부)와 더불어 전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페인트의 품질·안전 인증 기관이다.
앞서 삼화페인트는 동국씨엠과 협력해 탄소 저감이라는 공동의 목적으로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에 적용하는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을 함께해 왔다. 동국씨엠은 이번 인증 취득으로 보호 무역 확산 등 철강 통상 환경 변화 속 수출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LG전자 생활가전에 컬러강판 적용을 협의 중이다.
KCC, 노루페인트도 친환경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KCC의 경우 LG화학과 손잡고 친환경 소재 및 도료 관련 기술 연구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미생물 발효 기반 친환경 원료를 도료 수지합성에 응용해 자동차 부문, 공업과 모바일용 등 도료로 활용하는 연구에 힘쓰기로 했다.
또 KCC가 환경표지 인증을 받는 제품 수도 매년 확대하고 있는데, 올해 10월 기준 111개다. 환경표지 인증은 환경 개선 효과와 자원 순환성 향상, 유해물질 감소 효과를 인정받은 제품에 부여되는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 제도다.
노루페인트는 11월 27일 기준 친환경 관련 인증을 받은 제품이 294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국 연방 농무부 바이오 소재 기반 인증(USDA)을 받은 제품은 21개다. USDA 인증은 미국 농무부가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호를 위해 운영하는 것으로 제품별로 기준치 이상의 생물자원원료(바이오매스)를 적용해야 한다. 8월엔 ‘ISCC PLUS’ 친환경 인증을 획득했는데, 이는 EU 재생에너지 지침을 기준으로 원료 구입부터 생산, 판매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의 지속가능성과 저탄소 제품 생산 시스템을 검증하는 제도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에 따르면 친환경 도료 시장은 2022년 1352억달러(185조22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5.9% 성장해 2098억달러(287조4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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