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경영진단 강화해 그룹 위기 진화한다
    장하나 기자
    입력 2024.11.28 11:26
    0

최윤호 사장, 삼성글로벌리서치 내 신설 경영진단실장 임명

박학규, 사업지원TF 반도체 담당으로…김용관, DS 경영전략담당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이 반도체 사업 부진에서 비롯된 그룹 전반의 복합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경영 진단 기능을 강화한다.

전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인적 쇄신에 이어진 조치로,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최측근이자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 사장급 인사들이 집중 재배치되며 '삼성 위기론' 진화에 전격 투입된 모습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의 연구조직인 삼성글로벌리서치(전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관계사 경영 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하는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재무 전문가인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경영진단실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삼성글로벌리서치가 기존에 하던 컨설팅 업무를 강화해 그룹 차원에서 객관적·체계적으로 전후방 업종 전망과 글로벌 트렌드 변화, 수요처 경기 동향 등을 컨설팅해 각 관계사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강화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영진단실을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아닌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속으로 둔 것도 삼성전자와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관계사의 상황을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진단을 내놓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에서 비롯한 위기를 교훈 삼아 그룹 전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윤호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 사장
[삼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25일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기업가로서 회사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 왔다"며 "저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도 전날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전략통'인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DS 부문에 신설된 경영전략담당을 맡겼다. 김용관 사장이 맡던 사업지원TF 내 반도체 담당은 '재무통'인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이 맡는다.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에 따라 김용관 사장은 DS 부문에서 반도체 사업 투자와 지원 등에 대한 전략을 총괄하고, 박학규 사장은 사업지원TF에서 반도체 사업 지원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3명은 모두 과거 미전실 출신으로, 이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사장은 2010∼2014년 미전실 전략팀에서 일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 사업지원TF,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친 핵심 인사다.

박 사장은 미전실 해체 전 경영진단팀장을 맡아 그룹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김 사장 역시 2014년부터 2년간 미전실에서 반도체 투자 등을 담당하며 전자 계열사 전략을 총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미전실 출신 사장 3명이 주요 자리에 집중 배치되면서,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의 역할이 한층 더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7년 사업지원TF 출범 이후부터 TF를 이끌고 있는 정현호 부회장이 유임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이 회장의 최측근인 정 부회장은 미전실에서 인사지원팀장과 경영진단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1년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간 사령탑이 재무라인 중심으로 운영되며 비용 효율화 등에 집중하느라 근원적 경쟁력 확보에 미진했다는 비판이 나왔던 만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서 "지금 삼성 위기설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삼성 조직의 관료화가 지적되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사업지원TF"라며 "오히려 미전실 출신이 요직으로 재등판하면서 외부의 우려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존 조직의 안정을 꾀하면서 일부 변화를 주는 방식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단실 신설과 미전실 인사 중용 등을 종합적으로 놓고 보면 삼성이 결국 과거 미전실을 부활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삼성SDI 후임 대표로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내정됐고,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이청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내정됐다. 삼성SDS 신임 대표이사는 이준희 삼성전자 부사장이 맡게 됐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됐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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