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가격 인상…"중국·러시아는 시장상황 주시"
'올해 인상 없다' 약속 뒤집어…소비자단체 "장바구니 부담가중"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초코송이와 다이제초코 등 오리온[271560] 제품 가격이 1일 평균 10.6% 오른다.
오리온은 이날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중심으로 13개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품목별로 보면 초코송이와 비쵸비 가격은 각각 20% 오른다.
이에 따라 초코송이는 편의점 가격 기준 1천원에서 1천200원이 되고 비쵸비 가격은 3천원에서 3천600원으로 인상된다.
촉촉한초코칩은 2천400원에서 2천800원으로 16.7% 오른다.
다이제초코는 12% 오른 2천800원이 되고, 마켓오 브라우니와 핫브레이크는 각각 3천300원, 1천100원으로 10%씩 인상된다.
오리온은 초콜릿 제품 투유의 경우 30% 이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당분간 제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롯데웰푸드[280360]가 초콜릿 브랜드 가나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안성재 셰프와 협업한 광고 영상을 선보이는 등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리온은 이번 제품 가격 인상은 재룟값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상 이변으로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국제 시세가 최근 2년간 네 배 이상 급등했고 견과류도 6년 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며 "앞으로 수년간 카카오와 견과류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따라 이번에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리온은 이번 가격 인상을 국내에서만 단행했다.
오리온은 각국의 유통 구조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법인별로 제품 가격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은 지난 10월 초코파이 가격을 올렸고 중국과 러시아 법인은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으나, 현재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의 국내 제품 가격 인상은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오리온은 2022년 9월에도 원룟값 상승을 이유로 들며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파이 12.4%,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예감 25.0% 등이었다.
오리온이 2년 만에 다시 가격을 올린 것을 두고 소비자단체에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연합뉴스에 "이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쵸비와 초코송이 인상폭은 20%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비해 과도하게 크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고물가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과자·파이 제품 가격 인상은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하고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단체는 오리온이 올해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가 입장을 번복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가감시센터는 "오리온의 영업실적은 안정세"라며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17%대로 평년보다 높다"고 밝혔다.
오리온의 올해 매출은 3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센터는 또 "오리온은 지난 2022년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원가가 안정되면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했다"며 "유지류와 밀가루 가격이 2022년보다 하락한 만큼 유지류와 밀가루가 들어간 제품 가격은 인하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태제과는 이날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지만, 지난 9월 계란 과자, 사루비아 등 비스킷 3종 가격을 평균 6.7% 내렸다.
당시 해태제과는 국제 밀 가격 하락을 반영해 밀가루 비중이 높은 품목의 가격을 인하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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