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LG AI연구원이 9일 생성형 AI 모델인 ‘엑사원(EXAONE)’ 3.5 버전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엑사원 3.0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지 4개월 만이다. 앞서 LG는 2021년 12월 엑사원 1.0을 처음 발표한 이후 지난해 7월 엑사원 2.0을 공개한 바 있는데, 버전 출시 시기를 단축하면서 AI 기술 혁신의 속도전을 가속하는 모습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 버전에서 범용 경량 모델만 공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온디바이스용 초경량, 범용, 고성능 모델 3종을 모두 공개했다. 기업, 기관, 학계,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사람들이 엑사원 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 해 AI 생태계 전반에서 기술 활용의 문턱을 낮추고 더욱 폭넓은 혁신과 협업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온디바이스용 모델은 24억개 파라미터(AI가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만든 규칙을 숫자로 표현한 것)를 사용해 모바일 등 가벼운 기기에서도 AI를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범용 모델은 78억개의 파라미터로, 사용자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이전 버전의 오픈소스 모델과 크기는 동일하지만 성능은 향상됐다. 고성능 모델은 320억개의 파라미터를 바탕으로 전문 데이터 분석과 대규모 작업을 지원한다.
LG는 엑사원 3.5의 가장 큰 강점으로 긴 문맥 이해도와 처리 능력 향상을 꼽았다. 이 모델들은 모두 3만2000개의 단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A4 용지 100페이지 분량의 장문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구현한 것이다.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에서도 최고의 긴 문맥 이해 능력을 보였다. 엑사원 3.5는 검색 증강 생성(RAG)과 다단계 추론(MSR) 기술을 적용해 환각을 최소화하고, 정확도와 신뢰성을 대폭 향상했다. 검색 증강 생성은 외부 데이터를 실시간 검색해서 답변의 정확성을 높이는 기술을 가리킨다.
LG AI연구원은 이날 모델 성능 평가 결과를 담은 기술 보고서도 공개했다. 엑사원 3.5는 미국, 중국 등의 글로벌 오픈소스 AI 모델과의 성능 평가 비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온디바이스용 초경량 모델은 수학 문제 해결 능력, 프로그래밍 능력 등 9개 단일 벤치마크에서 평균 점수 1위를 기록하며 동일 사이즈 메타의 '라마(Llama) 3.1', 구글의 '젬마(Gemma) 2' 등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LG는 이날부터 임직원 대상으로 엑사원을 기반으로 만든 '챗엑사원(ChatEXAONE)'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챗엑사원은 실시간 웹 검색, 문서 요약,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코딩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정보 암호화와 개인 정보 보호 기술을 적용해 내부 데이터의 안전을 보장한다. 심층 분석과 출처 선택 기능을 추가해 14개 직무와 133개 업무별로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12만8000토큰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임직원 피드백을 반영해 챗엑사원의 기능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2025년까지 스스로 행동하는 AI 에이전트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LG AI연구원은 내년 거대행동모델(LAM)에 기반한 AI 에이전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발전이 빨라져 업그레이드 속도전이 중요한 시기"라며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초인공지능을 목표로 혁신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LG AI연구원은 구글 클라우드를 비롯해 델 테크놀로지스, 미시간대, 아마존웹서비스, 엔비디아 등 12개 기업 및 기관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었다. 국내에선 폴라리스오피스, 한컴 등 자체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기업 서비스에 엑사원 3.5 기반 AI 솔루션 적용을 논의 중이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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