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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벼랑 끝서 수출전진기지 탈바꿈'…현대차, 中 합작사와 1.6兆 투자
    입력 2024.12.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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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현대자동차가 중국 내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합작사와 함께 1조6000억여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신차를 개발하는 한편 인근 수출을 위한 생산량도 늘린다. 중국 시장이 현지 전기차 기업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히려 투자 확대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현대차 중국 합작사인 북경자동차(BAIC)는 "북경자동차 인베스트먼트와 현대차는 베이징현대에 10억9546만달러(약 1조5700억원)를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11일 공시했다. 베이징현대는 북경자동차와 현대차가 지분을 절반씩 가진 현지 합작사로 이번 공동 투자 역시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베이징현대 자본금은 4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난다.

현대차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 엠블럼

회사 측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중국 소비자 수요에 맞춘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해외에 수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단기적으로 자본 안정성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신기술·제품에 투자해 새로운 발전 전략을 달성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북경자동차와 중국에 공장 3곳을 가동하고 있다. 과거 5곳(베이징 1~3공장, 창저우, 충칭)까지 늘렸다가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논란과 이후 한한령 등으로 현지 사업이 부진하면서 일부는 매각했다. 2016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차량만 114만대에 달했는데 올해 들어선 1~10월 10만대 선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도요타나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기업이 최근 현지 판매 부진으로 중국 사업을 축소하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중국에서는 BYD·지리 등 현지 메이커를 중심으로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같은 신에너지차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

도요타의 올해 1~11월 중국 판매량은 159만대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가량 줄었다. 폭스바겐은 과거 중국 내 1위 브랜드로 꼽혔으나 BYD에 선두를 내줬다. 최근 난징 등 현지 합작공장을 매각하거나 폐쇄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가 최근 조사한 내용을 보면 폭스바겐은 최근 5년간 중국 내 점유율이 6%포인트가량 줄어 주요 브랜드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혼다·닛산 등 다른 일본 메이커도 3~4%포인트 정도 점유율이 줄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중국 사업 부진으로 현지 사업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베이징현대 전시장.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 계열사 기아는 한발 앞서 ‘체질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현지 수요를 겨냥해 전기차를 내놓는 한편 중동·동남아시아 등 인근 수출물량을 생산하는 기지로 바꿔나가고 있다. 2022년 연간 판매량이 12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올해 들어선 10월까지 20만대 가까이를 국내외에 팔았다. 절반가량은 수출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대차 중국 공장은 올해 1~10월 14만대가량 생산·판매했는데, 11만대 정도가 내수다.

이번 현대차 투자 역시 기아와 비슷한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중국 사업과 관련해 "이미 바닥을 찍은 만큼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있다. 중국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따로 두고 현지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해외에 확대 적용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 선행디지털연구소와 기술연구소, 상용기술연구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전 분야 독자 연구개발 체계를 갖춘 곳은 해외 사업장 가운데 유일하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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