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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국내 대기업 직원들 ESTA 취소로 미국 출장 '제동'..."CIA 무더기 신고가 영향끼쳤나"
    김국헌 기자
    입력 2024.12.1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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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이코노미뉴스 김국헌] 국내 대기업 직원들의 미국 출장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ESTA(전자여행허가, Electronic System of Travel Authorization) 승인을 받지 못해 일정이 꼬여버리는 일이 여러 기업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보수 진영에서 탄핵에 찬성하고, 집회에 나가거나, 진보 쪽 의견을 가진 일반인들의 SNS 등을 털어 CIA에 대거 신고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탄핵 찬성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무더기로 CIA에 신고 잇따라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게시판(블라인드)에는 "얘들아 CIA 신고 좀 살살해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어제 오전부터 우리 회사 ESTA 승인 취소 터져대서 기획에서 전체메일 뿌리고 난리다"라고 썼다.

또 "ESTA 승인 취소 때문에 미국 대사관으로 문의해도 승인 취소 사유를 공유할 의무가 없다고만 답변줘서 ESTA 취소댄 애들은 B-1, L-1 비자 발급 신청을 노려봐야 하는데 민감한 개인정보 제출까지 해야해서 개인별 적합성 판단이 되어야 하는 변수가 생겼다"며 "기획부서 직원들 일정이 꼬여 골머리를 썩더라"라고 적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ESTA 승인 취소된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출처: 블라인드)

최근 한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까지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탄핵을 지지하거나 탄핵 집회를 지원한 연예인들에 대한 비방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는 명단을 만들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신고 인증을 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온라인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 탄핵 찬성 리스트'가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 CIA에 신고하기'라며 CIA 신고 링크까지 공유되고 있다. 최근에는 연예인 등 유명인들 뿐만 아니라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무더기 신고가 이루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탄핵집회에 참석하거나 SNS에 본인의 정치색깔을 드러낸 일반인들이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CIA는 전세계에 공산화가 노미노처럼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는 1월 이후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강화될 것은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CIA로의 신고 릴레이가 일반인들의 ESTA 발급 취소로 이어졌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재계에서는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CIA가 관련 부처나 부서에 신고내용들을 파일링해서 넘기고, 관련 부서는 기계적이고 보수적으로 국가 보안 위협이다라고 1차 판단하면 ESTA 무기 승인 거절 조치를 하기도 하는데 최근 국내 정치상황 이슈로 이같은 보안 조치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STA 취소 사건 사실로 확인돼...삼성, SK, 현대차 등도 비슷한 사례 발생 중


블라인드에 LG에너지솔루션 ESTA 승인 취소 글이 올라온 후 진위 여부를 놓고 직장인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펼쳐졌지만 LG에너지솔루션 일부 직원들의 ESTA 취소 사건은 사실로 확인됐다.

LG에너지솔루션 사측이 ESTA 발급이 취소된 직원에게 보낸 메일 내용에는 "ESTA 승인 취소차 개인 또는 회사 차원의 문의에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승인취소사유를 공유할 의무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미국 내 비자발급 기준 강화, 미국/한국 정치 상황 등의 영향이지 않을까 예상되지만 정확한 사태 파악 및 대응방안 마련이 현재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B-1/L-1 비자 발급을 진행하라고 안내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 역시 "일부 미국 출장을 가야하는 직원들의 ESTA 발급이 취소된 것은 사실로 파악된다"며 "원인을 정확히 알 수가 없어 회사 입장을 표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오하이오, 애리조나, 테네시, 조지아 등에 수조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거나 완공 이후 가동 중에 있다. 최근엔 GM과 합작해 미국 미시간주에 짓고 있던 배터리 3공장에 대한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이 전량 매입하기로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가동 중인 공장도 있어 직원들의 미국 출장이 잦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ESTA 승인 취소로 업무 지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 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의 ESTA 취소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한 직원도 블라인드에 '우리팀 영포티 ESTA 승인취소 됐다 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원래 미국 출장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ESTA가 취소돼서 일정이 꼬였다"며 "평소에도 회사에서 정치 얘기 X나 하고 다닌다"고 썼다.

이 밖에도 삼성, SK, 현대차 등 미국에 대형 투자를 진행하며 미국 출장이 잦은 국내 대기업들에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는 중이다.  


꼬이는 미국 출장 일정..."정치적 이슈로 인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피해 입어"


ESTA는 미국의 사증 면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비자 없이 미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의 개인정보 사전등록 시스템이다.

전자여행허가 정책의 일종이며, 출발 72시간 전까지 신청할 것이 권장된다. ESTA는 공식적으로 비자가 아닌 '사전 무비자 여행허가제도'다. 미국에 관광 또는 단기 출장 목적으로 방문하기 위해 반드시 사전에 등록해야 하는 프로그램으로 ESTA 미등록자는 입국이 거부된다. 

ESTA는 철저히 미국의 국익 하에 돌아가는 만큼 모든 외국인 관광객에게 20-30여분 가량의 질문을 부과하고, 최대 72시간 가량의 사전 조회를 실시하여 위험 인물로 예상되는 외국인을 철저히 배제한다. 미국과 동맹관계인 한국의 경우 ESTA 통과가 그렇게 까다롭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직원들을 미국으로 단기 출장 보낼 때 ESTA를 대부분 이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 계엄과 탄핵 등으로 한국 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데다 오는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 취임하면서 ESTA 승인이 더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ESTA 취소로 인해 출장 일정이 꼬여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치적 이슈로 인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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