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K-VIBE] 임기범의 AI 혁신 스토리…기술 발전과 사회적 책임
    이세영 기자
    입력 2024.12.20 13:39
    0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본인 제공

최근 스탠퍼드 대학의 한 연구에서 AI(인공지능) 챗봇이 대학생들의 정신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AI 챗봇과의 대화가 외로움을 덜어주고, 때로는 자살 충동까지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기업이 고객 서비스를 AI 챗봇으로 대체하면서 발생하는 소통의 한계와 고객 불만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AI 에이전트 기술이 우리의 일상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도로 위에서 운전을 대신하고, 산업용 로봇은 공장과 물류 현장에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한다. 스마트홈 시스템은 가정 내 기기들을 자율적으로 제어한다. 이러한 AI 에이전트들은 인간의 개입 없이도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자율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갖춘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이 사회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 멈출 수 없는 혁신의 물결

2024년, AI 기술은 상상 이상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멀티모달(Multi Modal, 시각, 청각을 비롯한 여러 인터페이스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말하는 개념) AI의 등장으로 텍스트, 이미지, 음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AI 에이전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픈 AI의 o1 발표 현장

오픈AI의 'o1'이나 구글의 'Gemini'는 이미 인간의 지적 능력에 근접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LG의 '엑사원'이나 메타의 'Llama'와 같은 오픈소스 모델은 'AI 기술의 민주화'를 이끌고 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Agentic AI'(생성형 AI의 다음 단계 개념의 AI로, 자율적으로 복잡한 목표를 설정하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최소한의 인간 감독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부상이다.

단순히 인간의 명령에 반응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시대를 의미한다. 이제 AI는 코드를 작성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며, 때로는 인간보다 더 나은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 윤리적 딜레마의 심화

하지만 이러한 발전은 동시에 심각한 윤리적 도전을 야기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끊임없이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사생활이 어디까지 보호될 수 있을까. 유럽이나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이 이러한 우려에 대한 법적 방패가 되고는 있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를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알고리즘의 편향성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 이미 존재하는 사회적 편견이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되면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이 더욱 공고화될 수 있다.

실제로 아마존은 자사의 AI 채용 시스템이 여성 지원자에 대해 편향된 평가를 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해당 시스템을 폐기한 바 있다. AI 시스템의 편향성 문제가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더욱 근본적인 질문은 AI의 결정에 대한 책임소재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AI 의사의 오진으로 환자가 피해를 입었다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러한 질문들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많은 나라가 다양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EU의 'AI Act'는 위험도에 따른 차등 규제를 도입했고, 미국의 NIST는 AI 윤리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우리나라도 'AI 윤리기준'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법제화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 지속 가능한 AI의 미래

AI 에이전트는 이미 우리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 생산성 향상, 일상 문제 해결, 새로운 가치 창출 등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혁신이 진정으로 의미 있으려면 윤리적 문제 해결과 사회적 신뢰 확보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먼저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공정성, 책임 소재 등 핵심 문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실행 가능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기업은 'Privacy by Design' 원칙을 적용하여 설계 단계에서부터 윤리적 고려사항을 반영해야 하며, 개발자는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AI 에이전트의 미래는 기술적 진보만이 아닌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구축돼야 한다. 개발자, 기업, 정책 입안자,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열린 논의를 통해 AI 기술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제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인간 사회의 동반자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윤리적 딜레마를 해결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AI는 인류의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 혁신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인간의 가치를 지키는 미래,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내일의 모습이다

임기범 인공지능 전문가

▲ 현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 신한 DS 디지털 전략연구소장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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