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신세계그룹이 중국 e커머스 업체인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세워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알리익스프레스와 협력해 쿠팡 독주 체제로 굳혀진 국내 e커머스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종속회사인 아폴로코리아는 '그랜드오푸드홀딩스'의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지마켓 지분 100%를 현물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그랜드오푸드홀딩스는 알리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과 신세계그룹의 합작법인(JV)으로, 신세계그룹은 현물출자 방식으로 참여한다. 출자 비율은 50대 50으로 동등하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주식 현물출자와 현금 출자를 같이 진행한다. 지마켓에 대한 기업가치 산정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알리바바가 현금을 어느 정도로 추가 출자해 출자 비율을 맞출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합작법인의 설립일은 내년 3월로, 현물 출자된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플랫폼인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손잡은 것은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2021년 3조4400억원을 투입해 G마켓을 인수했다. 하지만 G마켓은 쿠팡의 광폭 행보에 밀려 2022∼2023년 연이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G마켓은 이번 계약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60여만 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최대 강점은 전 세계 200여개 국가와 지역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셀러들은 중국, 미국, 유럽, 남미,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지역은 한국 상품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큰 곳이다.
이를 위해 G마켓은 셀러들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플랫폼에 보다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G마켓 셀러는 별도의 추가적 절차 없이 기존에 G마켓에 등록한 상품이 바로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플랫폼 중 셀러가 필요한 플랫폼에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대금 정산 등에서 기존에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운영해오고 있던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에 더해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G마켓 측은 "G마켓을 통해 바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셀러를 추가로 확보해 거래 규모가 커진다면 상품과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도 선순환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국내 강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본격적인 상품 운용은 합작법인 설립이 마무리되고 관련 IT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상된다.
또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축적해온 IT 기술을 G마켓에도 적용해 나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글로벌 수준의 IT기술을 확보한 만큼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 셀러들의 편의성 등을 높여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G마켓이 그간 쌓아온 품질관리 노하우와 고객 서비스를 통해 고객 경험 혁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나아가 국내 e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 그룹은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이다. 이 중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지난 1년간 알리바바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사업그룹이다. 안정적인 투자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으로 상품 구색 확대, 가격경쟁력 증대, 개인 맞춤형 쇼핑 개선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셀러의 전 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고 동시에 K-상품의 판로 개척 및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 G마켓의 차별화 된 고객 경험 혁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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