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 규명에 핵심적 역할을 할 블랙박스 두 개 중 하나인 '비행기록장치(FDR)'가 일부 부품이 파손돼 분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국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로 이송된다.

항공 안전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1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파손된 FDR은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한 것으로 판단돼 NTSB의 협조를 통해 미국으로 이동해 분석하는 방안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FDR 내 커넥터가 분실됐다고 밝혔다. 커넥터는 띠같이 얇고 넓은 형태의 부품으로, 전원 공급과 데이터 전송 기능을 갖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커넥터 없는 상태라 데이터 추출을 한국에서 할 수 있을지 기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오후에 미국으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분실된 커넥터를 대체할 수 있는지와 다른 걸 찾더라도 이를 완벽하게 붙일 수 있는지에 대해 사고조사위원회에서 기술적 검토가 있었다"며 "하지만 여의찮아 미국으로 가는 것이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안으로 판단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미국으로 보내는 이유에 대해선 "커넥터 연결을 수리하는 것은 대체품을 만들어서 끼우는 것도 간단한 작업이 아니고, 함부로 개봉하면 데이터 보존에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FDR은 외관상 크게 파손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실제로 데이터 추출 시작을 해야 얼마나 온전히 남아있을지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고조사위원회와 NTSB와 긴밀 협업 체계가 있고 미국, 프랑스 등도 사고 당국과 협조한 이력이 있다"며 "미국이 단독으로 분석하는 게 아니라 우리 전문가가 같이 가서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블랙박스 두 개 중 나머지 하나인 음성기록장치(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음성 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전환하기까지는 이틀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부는 사고기종과 같은 보잉 737-800을 전수 조사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만 101대가 운행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랜딩기어 부분과 엔진, 정비기록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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