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올해가 적기일 듯싶다. 업체마다 다양한 차종·차급의 신형 전기차를 잇달아 내놓기로 했다. 대내외 변수로 소비심리는 여전히 가라앉아있지만 주요 완성차 회사에선 신차를 앞세워 지갑을 열게 하겠다는 심산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 신차판매 시장은 163만9000대(수입차 포함) 정도로 추정된다. 앞서 1년 전인 2023년(175만대)보다 6%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국내 신차 시장은 2020년까지만 해도 195만대에 육박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생산·공급 차질, 이후 불황 등이 겹치며 2014년(173만대) 이후 10년 만에 170만대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전기차 시장은 더 어둡다. 그간 꾸준히 성장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줄었다. 여전히 비싼 데다 충전 인프라 불편, 화재 불안 등 우호적인 여건은 아니다. 그럼에도 업체별로 신차를 활발히 내놓는 건 초기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면 수년 뒤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기아다. 신차 출시만 4종이다. 준중형 세단급 전기차 EV4와 중국에서 먼저 선보인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가 하반기로 예정됐다. 기존 EV6와 EV9, EV3에 이어 전기차 라인업을 촘촘히 메운다. 목적기반차량(PBV) PV5도 하반기 나온다. 본격적인 국산 첫 PBV로 기존 소형 상용차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준대형 전기 SUV EV9의 고성능모델(GT)도 예고됐다. 내연기관 모델로는 지난해 10월 공개한 픽업트럭 타스만을 해외 출시에 앞서 상반기 중 국내에 먼저 선보이기로 했다.

현대차 첫 전기 대형 SUV 아이오닉9도 상반기 중 나온다. 경쟁차종 기아 EV9에 비해 크기를 키우고 주행거리를 늘렸다. 신형 수소전기차도 올해 중반 출시를 목표로 막판 담금질에 한창이다. 7년 만에 나오는 넥쏘 후속 차종으로 지난해 콘셉트카(이니시움)를 먼저 선보였다.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는 부분변경 신차를 내놓으면서 GT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사전계약을 받고 있는 신형 팰리세이드나 올 하반기로 예정된 그랜저 부분변경 신차는 대표 볼륨 모델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주력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콘셉트 모델로 공개한 고성능 전기차 GV60 마그마를 하반기 중 내놓을 예정이다. 브랜드 차원에서 처음으로 모터스포츠에 참가하는 등 한발 앞선 전동화 기술력을 가늠할 법한 모델로 꼽힌다. KG모빌리티가 올해 중반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O-100(프로젝트명)은 첫 국산 전기 픽업트럭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인기를 끈 토레스 전기차 기반 모델이다. BYD와 함께 개발한 하이브리드차도 올 상반기 중 나온다. 르노코리아는 소형 전기 크로스오버 세닉을 국내 들여오기로 했다. 앞서 유럽에서 먼저 출시해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차다.

외산차 가운데 눈에 띄는 건 BYD다. 세계 최대 전기차 메이커로 이달 중 국내 승용 브랜드 출시행사를 열고 구체적인 판매 차종 등을 알릴 예정이다. 중형 세단 씰이나 소형 SUV 아토3 등이 유력 후보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회사 지리의 고가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국내 진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로 내다본다.

메르세데스-벤츠·BMW와 함께 수입차 3강 브랜드로 떠오른 테슬라는 베스트셀링카 모델Y 부분변경 신차를 국내에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 메르세데스 G클래스 전기차와 아우디 Q6 e트론, 포르셰 마칸 전기차. 볼보 EX30·EX90 등 주요 브랜드에서도 크고 작은 전기 SUV를 국내에 내놓을 예정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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