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MBK·영풍, 고려아연 경영권 장악 시도...국내 아연 공급망 붕괴 우려
    윤남웅 기자
    입력 2025.01.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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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고려아연 CI. [그래픽=중앙이코노미뉴스]
영풍, 고려아연 CI. [그래픽=중앙이코노미뉴스]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 시도로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산업계에서는 국내 아연 공급망 교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풍·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기존의 경쟁 체제가 무너지고 아연 공급이 독점화되면서 가격 인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고려아연과 영풍은 국내 아연 생산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철강사에 최적화된 아연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아연은 철강의 부식 방지에 필수적인 금속으로, 건설, 자동차, 가전제품 외장재 등에 사용된다. 안정적인 아연 공급은 국가기간산업인 비철금속 제련업의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MBK와 영풍이 14명의 신규 이사를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할 경우, 국내 아연 시장의 독점 체제가 형성될 우려가 크다. 특히 MBK가 국내 기업 인수 후 구조조정, 핵심 자산 매각, 가맹점 폭리 등의 논란을 불러온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아연 수요는 약 43만 5000톤으로, 고려아연이 29만 5000톤, 영풍이 10만 3000톤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 아연을 생산하는 기업은 이 두 곳뿐이다.

아연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가에 공급사가 프리미엄을 붙여 결정된다. 기존에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경쟁 관계를 유지하며 합리적인 가격 협상이 이루어졌으나, 경영권 독점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MBK파트너스 6호 펀드의 자금원 80% 이상이 해외 자본, 특히 중국과 중동 자본이라는 점도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해외 고객사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국내 공급보다 해외 판매를 우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아연 가격 상승은 철강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미 중국산 저가 공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는 국내 철강사가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수입산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을 높이며,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의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특히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맞물려, 중국의 아연 공급 의존도가 심화될 경우 한국 산업계가 미중 갈등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금속업계 관계자는 "아연은 단순한 금속이 아니라 철강을 비롯한 국내 전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다. 아연의 생산과 가격 결정이 사모펀드의 영향력 아래 놓일 경우, 그 피해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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