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e커머스 판매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마케팅이다. 신규 브랜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 등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어 그 성과에 따라 매출이 들쑥날쑥한다. 소비자들의 구매가 쿠팡 등 대형 플랫폼에 집중돼 여기에서 판매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경쟁이 치열한 만큼 마케팅 비용은 만만찮다. 현재 e커머스에서 수익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제품 원가가 아닌 마케팅 비용일 정도다. 마케팅을 안 하면 판매가 뚝 끊기는데, 하면 수익률이 떨어진다. 에이베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서다.
17일 김병준 에이베러 대표는 "제조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e커머스에서 제품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져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에이베러는 AI를 통해 트렌드를 분석하고 최적의 상품을 선정, 소비자들의 클릭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설명은 에이베러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솔루션 ‘디스터’로 구현된다. 디스터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매 전략의 효과를 실시간으로 비교·검증해 키워드 분석, 상품 최적화, 광고 최적화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AI 기술로 망설이는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게 하는 이른바 ‘넛지 포인트’를 도출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캠핑용 장작을 판매할 때는 제품의 신선도와 감성적 요소를, 어린이용품은 안전성을 핵심 구매 요인으로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한다. 또 같은 홍삼 제품이라도 시기와 타깃에 따라 다른 전략을 취한다. 설날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 세트를, 어버이날에는 프리미엄 제품의 가치를, 수능 시즌에는 안전성과 컨디션 관리 효과를 강조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단순한 가격 비교나 키워드 분석을 넘어선 심층적인 소비자 심리 분석"이라며 "판매 후 지속적인 성과 관리와 최적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에이베러는 디스터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e커머스에서 자체브랜드(PB)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들은 광고비를 매출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해당 카테고리에서 매출 상위에 올랐다. 김 대표는 "광고비 20~30% 절감 효과를 보이며, 이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이베러는 2022년 창업 후 7개월 만에 매출 50억원을 달성했으며, 2023년에는 272억원, 2024년 47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베러는 이제 AI 시스템의 자동화 수준을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현재는 최적화 과정에 부분적으로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향후에는 AI가 실시간으로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자동으로 최적화 방안을 제시하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디스터를 기반으로 현재 운영 중인 경유쇼핑 플랫폼 ‘참새마트’와 구매체험단 리뷰 플랫폼 ‘솔리샵’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참새마트의 구매 데이터와 솔리샵의 리뷰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더 정확한 제품 추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아마존을 시작으로 알리, 테무 등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 올해는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해외 사무소 설립과 글로벌 e커머스 전문가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e커머스의 판매와 구매를 최적화한다는 미션 아래, 데이터에 기반한 지능형 의사결정과 자동화된 실행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미래 e커머스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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