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대만 남부 지역에서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타이난시를 비롯한 대만 주요 지역에 생산 시설을 둔 TSMC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특히 동종업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지진이 현지 법인과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중국지진대망에 따르면 21일 0시17분쯤 타이난시에서 규모 6.2의 강한 지진이 관측됐다. 타이난시에서는 주택 여러 채가 무너지고 부상을 입는 등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대만 TSMC 생산라인 일부에서도 진도가 대피 기준에 도달해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 공장 피해는 현재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대만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전 세계 반도체 제조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애플, 엔비디아, AMD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에 반도체를 공급한다.
대만은 이른바 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해 지진이 잦다. 지난해 4월에는 대만 동부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지진으로 TSMC의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첨단 공정 생산기지가 밀접한 신주과학단지에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TSMC는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으며, 피해 규모가 6000만달러(약 8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대만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지진이 현지 법인 등에 미칠 영향을 항시 예의주시 하고 있다. TSMC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파운드리 부문의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진 발생 직후인 현재까진 이번 지진이 국내 반도체 업계에 영향을 미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은 특별한 영향은 없다"며 "파운드리는 몇 년 단위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와 큰 상관은 없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아직까지 새로 파악된 소식은 없다"며 "대만은 지진이 워낙 자주 나는 나라기 때문에 그 정도로는 (국내 기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TSMC 자체의 일부 손실을 예상하지만, 국내 업체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창한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국내 업계에서는 TSMC에 반도체를 위탁하는 중소기업체가 좀 문제가 될 것"이라며 "다만 아마 그 정도의 지진으로는 크게 수급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조업 일수가 줄어들고 피해 복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은 있겠지만, (개별 기업 입장에선) 거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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