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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단독]정부 ‘해상풍력설치선’ 안보지표에 반영…국산화로 공급 늘린다
    입력 2025.02.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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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인도한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2025.2.3 한화오션 제공 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 정부가 해상풍력설치선(Wind Turbine Installation Vessels·WTIV)의 국산화를 위해 올해 실시하는 해상풍력 입찰에서 설치선 관련 사항을 안보 지표에 반영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운용 중인 해상풍력설치선은 현재 단 1척뿐이어서 향후 해상풍력 시장이 확대될 경우 외산 의존도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국내 해상풍력 업계도 신규 설치선 발주를 논의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3일 정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상반기 풍력발전 경쟁 입찰 실시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올해 풍력 입찰은 오는 5월에 실시된다. 공공주도형 풍력 입찰이 처음 도입되고 평가 항목에 안보 지표를 반영하는 등 풍력발전에서 공적인 역할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특히 정부는 설치선, 터빈 등 국산 기자재의 확대 도입을 위해 올해 입찰에서 설치선을 평가항목에 반영할 계획이다. 해상풍력설치선은 배 위에 크레인을 결합해 터빈, 블레이드 등의 기자재를 바다로 운반해 설치하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안보,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등 비가격 평가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지난해 8월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안보 지표를 새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국내 지형에 맞는 해상풍력설치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해상풍력설치선에 주목한 건 해상풍력이 본격화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해상풍력의 발전 용량이 14~15㎿급으로 대형화하면서 새로운 설치선이 필요해졌다.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해상풍력 입찰에서 선정된 5개 사업자 중 4개 사업자가 14㎿급 발전기를 건설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설치선은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스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프론티어호가 유일하다. 이 선박은 최대 10㎿급의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사업자들은 설치선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해상풍력설치선이 부족해 용선료는 크게 오른 상태다. 해상풍력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설치선은 중국, 유럽이 강국인데 유럽에선 하루 용선료 요구액이 5억~6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한 해상풍력발전단지가 허가를 받지 않고 중국 WTIV를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상풍력 업계 및 조선사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국내 A건설사로부터 15㎿급 해상풍력설치선 수주를 앞두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WTIV 발주를 논의 중이며 현재 투자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상풍력설치선의 1척당 건조 비용은 7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사들은 그동안 다수의 해상풍력설치선을 건조해 해외 선주에 인도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수요가 불확실해 신규 발주가 없었다. 정부는 한화오션은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 기업 카델라로부터 수주한 대형 설치선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3척의 WTIV를 인도했다. 삼성중공업도 WTIV 3척을 인도한 바 있다. 국내 첫 WTIV인 현대프론티어호는 HSG성동조선이 건조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입찰에서 발전공기업 등이 참여하는 공공주도형 해상풍력 입찰 시장을 별도로 개설할 계획이다. 전체 입찰 물량의 20~30%에 해당하는 용량을 공공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할 계획이다. 공공 지분 51% 이상인 기관을 대상으로 하며 지분율이 높을수록 가점을 부여한다. 해상풍력에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만큼 금융 지원책도 포함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가 민간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해외 자본과 외산 기자재에 의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공 주도형 해상풍력 사업에서는 국산 기자재가 많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공공주도형 해상풍력을 통해 정부가 R&D를 지원한 사업에 대해 상용화의 길을 터줄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해부터 한국해상풍력,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 공기업 4사 및 중소기업과 함께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10㎿급 해상풍력발전기도 이를 통해 실증 및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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