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삐-삐-삐"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환자의 위급 상태를 알리는 알람보다도 덕지덕지 붙은 패치와 큰 단말기 등 심전도 측정 장비의 불편함으로 환자가 뒤척이다 패치가 뜯어져 울리는 '잘못된 알람'일 때가 대다수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알람 피로(Alarm fatigue)'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 알람 피로는 의료진이 장비의 알람을 끄거나 신속하게 반응하지 않아 의료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의료진이 이런 피로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장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과 씨어스테크놀로지는 3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실시간 입원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 국내 최초 심전도 감시 보험수가 획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에 보험수가 적용이 확정된 '모비케어(씨어스테크놀로지 개발)' 제품은 기존 심전도 측정 장비의 불편을 대폭 개선하면서도 가격을 낮춰 상급종합병원부터 준종합병원까지 폭넓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발표에 나선 임홍의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기존에 많이 쓰이던 필립스의 시스템은 환자의 몸에 5개의 패치를 붙이고, 환자가 움직일 때 마다 전선이 쓸리면서 '신호 노이즈'가 생긴다"며 "반면 씽크는 100g도 안 되는 2개의 무선 패치를 사용해 신호잡음과 손실 비율이 크게 감소했다"고 했다. 임 교수는 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필립스 시스템과 씽크의 부정맥 감지율, 신호 품질(신호잡음·손실비율) 등을 비교한 실험을 진행했다. 의료진의 오(誤)알람 피로감을 줄여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임 교수의 판단이었다.
임 교수는 씽크 도입으로 병원의 효율성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 교수는 "간호사들의 업무 중 60% 이상이 환자의 바이탈(생체 활력 징후)을 체크하고 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는 데 들어간다"며 "씽크 시스템은 이같은 비효율을 줄이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공해 간호사들이 환자를 간호하는 데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이 만든 씽크는 웨어러블(입는) 바이오센서가 환자의 심전도, 체온, 산소포화도, 혈압 등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AI(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뒤 의료진에게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이 씽크 시스템에 이번 보험수가 획득 대상 제품인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모비케어'(씨어스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애보트),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카트비피'(스카이랩스) 등 다양한 기업의 헬스케어 기기가 접목돼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있다.
대웅의 디지털 헬스케어 비전을 발표한 조병하 대웅제약 마케팅사업부장은 "아프면 병원가서 검사받고 치료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이제는 평소 축적한 건강 데이터로 질환을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대웅제약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데이터 기반의 혁신적인 건강 관리 솔루션을 도입, 보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를 실현하고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디어간담회 자리에 함께한 이영신 씨어크테크놀로지 대표는 "씽크는 특히 심정지, 패혈증, 낙상 등을 감지하고 조기 경보를 제공함으로써 즉각 대응이 가능해 환자 안전을 강화할 수 있다"며 "현재 전공의와 간호사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 현장의 효율성과 환자 관리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이번 씨어스테크롤로지의 씽크의 보험수가 획득을 계기로 올 상반기 안에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카트비피'를 씽크에 연동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더욱 확장하고, 스마트한 의료 환경 구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씽크의 보험수가 획득에 대해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지난해 우리나라는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돌입했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평소 관리, 예방, 예측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의 질환 예측, 예방, 치료, 사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해, 환자 맞춤형 건강 관리와 의료 서비스의 질을 한층 더 향상시켜 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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