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간 매출 542억원을 달성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전년 251억 원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0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19.5% 증가, 전년동기 대비로는 271.3%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체의 88%인 478억 원을 기록, 전년 213억 원 대비 124% 증가했다. 자회사로 편입된 볼파라 헬스(Volpara Health·볼파라) 인수를 통한 북미시장 진출과 암 치료 분야 대표 제품인 루닛 스코프의 빅파마 협업이 고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6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매출액에 대비한 손실 비율은 전년 1.7배에서 1.25배로 개선됐다.
루닛은 지난해 5월 미국 내 2,000개 이상의 유방검진기관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볼파라 인수를 완료하며 글로벌 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북미 유방암 검진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는 한편, AI 기반 암 검진 솔루션의 글로벌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루닛은 북미시장에서 볼파라의 기존 고객사에 루닛 AI 솔루션 교차 판매를 추진하고 있고, 그 외 글로벌 시장에서는 반대로 루닛 영업망을 통해 볼파라 솔루션을 판매하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볼파라 실적은 올해 루닛의 연간 총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향후 매출 성장의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루닛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협업을 이끌어내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했다.
대표적으로 루닛은 지난해말 아스트라제네카와 AI 기반 비소세포폐암 디지털 병리 솔루션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글로벌 빅파마 본사와 직접 맺은 첫번째 계약으로, 양사는 루닛 스코프 지노타입 프리딕터(Lunit SCOPE Genotype Predictor)를 활용해 폐암에서 발생하는 EGFR 변이 예측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로슈진단 디지털 병리 플랫폼에 루닛 스코프를 통합하는 협약을 통해 바이오마커 발현 정도에 대한 정확하고 일관된 평가 분석과 항암제 개발에 필요한 중요 임상 정보를 글로벌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흉부 엑스레이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과 유방촬영술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도입한 의료기관은 전 세계 55개국, 4800곳을 돌파하며 전년 도입 의료기관 대비 60% 증가했다. 루닛은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 주요 의료기관은 물론 국가별 공공의료 관계부처에도 솔루션 도입을 확대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6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루닛 인사이트 CXR이 1분기부터 비급여 진료가 가능해졌고, 루닛 인사이트 MMG는 4분기부터 비급여 청구가 시작되면서 국내 의료기관의 도입이 크게 확대됐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지난해 볼파라 인수를 통해 AI 기반 암 검진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 루닛 스코프 협업을 강화한 결과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는 볼파라 인수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추가적인 협업이 성사될 예정인 만큼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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