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대형 항공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세계적 추세에 항공사 연합체(얼라이언스) 멤버 구성도 속속 바뀌고 있다. 연합 항공사 간 코드 쉐어, 마일리지 적립·사용, 라운지 등의 서비스를 십분 활용하는 승객들은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연합체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자로 대한항공과 이탈리아 국영항공사(ITA)의 제휴 조건이 스카이팀 제휴에서 기타 제휴로 변경됐다. ITA가 지분 인수자인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를 따라 스타얼라이언스로 연합체를 갈아타기 위해 스카이팀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마일리지 교환 적립은 유지되지만, 대한항공 우수회원이 ITA를 이용할 때 적용받던 공항 대기 우선 처리 등 혜택은 사라지게 됐다.
항공사 연합체는 크게 3개로 나뉘는데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과 아시아나항공이 가입한 스타얼라이언스, 영국항공, 핀에어 등이 있는 원월드가 있다. 이 중 스타얼라이언스가 가장 오래됐고 규모도 크다. 현재 루프트한자와 에어캐나다, 타이항공 등 25개 항공사가 연합해 있다. 스카이팀과 원월드는 각각 18개, 13개 항공사가 노선 및 마일리지, 라운지 등 서비스를 공유하고 있다. 스카이팀에는 대표적으로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이 있다.
항공사들이 연합체를 옮기는 일은 코로나19 이후 점차 잦아지고 있다. 파산 위기에 놓인 항공사들이 늘어난 틈에 일부 대형 항공사들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M&A에 적극 나서면서 피인수항공사의 소속 연합체가 바뀌는 것이다.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스타얼라이언스 설립 멤버 중 하나지만, 지난해 9월 1일부터 스카이팀에 합류했다. 스카이팀에 적을 둔 에어프랑스-KLM 그룹이 지분 투자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파산 신청한 SAS의 회생을 돕고 있어서다. 체코항공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지난해 10월 26일 운항을 종료, 스마트윙스로 통합되면서 스카이팀에서 탈퇴했다. 경영난으로 민영화를 추진 중인 TAP포르투갈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의 일원이지만, 에어프랑스가 지분 투자에 참여하기로 해 추후 상황에 따라 스카이팀으로 소속이 바뀔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기업결합을 완료한 아시아나항공 역시 2년간의 자회사 형태 운영이 종료되면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사안에 대해 두 항공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스카이팀 설립 멤버로 입지가 확고하고 피인수항공사가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어서 아시아나항공도 2년 후에는 스카이팀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스타얼라이언스의 규모가 더 큰 만큼 기존 아시아나항공 충성 고객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같은 연합체가 아니더라도 별도 제휴를 맺어 고객 이용 편의를 높이고 있다"며 "초대형 항공사 등장과 순위 재편 등 항공 시장의 변화 속에서 단순히 몸집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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