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배달의민족이 올해 라이더 확보에 공을 들인다. 입점 업주가 배달대행 업체 등을 이용하는 ‘가게배달’은 점차 줄고 배민이 주문 중개에 배달까지 제공하는 서비스의 비중이 늘고 있어서다. 올해 가게배달 상품인 ‘울트라콜’을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배민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자체배달이 차지하는 자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라이더의 확보가 필수다. 아직까진 자체배달만 하는 쿠팡이츠에 라이더 확보에선 뒤처져 있다. 이에 배민은 라이더 수익을 늘리고 혜택을 제공하는 다양한 제도를 올해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13일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의 라이더 앱인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의 사용자 수(MAU)는 각각 37만3000명, 52만1000명을 기록했다. 이 시장 1위인 배민의 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 숫자가 더 적은 이유는 배민의 주문에서 여전히 가게배달 비중이 약 60~70%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플랫폼 자체배달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이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민커넥트 사용자가 1년 전에 비해 32.2%, 약 9만 명 증가한 것은 이런 배민 자체배달 수요 증가에 대한 방증이다.
최근 배민이 가게배달 입점 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상품 울트라콜을 폐지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흐름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앞으로 배민의 가게배달 상품은 6.8% 정률제인 ‘오픈리스트’만 남는다. 배민이 오는 26일 적용하는 상생 요금제는 매출 상위 35%인 경우 7.8%, 그 이하이면 6.8% 이하의 수수료를 차등 적용받을 수 있다. 입점 업체가 비용 측면에서 가게배달을 유지할 이유가 희석되는 셈이다.
자체배달 확대와 이에 따른 라이더 확보 필요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변화는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신임 대표가 부임하면서 강조한 ‘고객 경험’과 맞물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주문 중개만 하고 배달은 입점 업체에 일임하면 고객에게 최종 제공되는 배달 품질을 담보할 수 없다"며 "최근 일부 배달대행 업체들의 경영난 등도 고객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츠가 자체배달만으로 1000만 사용자를 모으며 바짝 추격하고 있는 현재 시장 상황도 배민의 서비스 개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배민이 최근 라이더의 안정적 수익 확대를 골자로 한 ‘배달료 체계 통합개편’을 발표하고 시행을 앞둔 것은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내달 1일부터 순차 적용되는 개편안에 따르면 최소 배달료는 기존 대비 10% 인상되며 이동 거리가 길어질수록 수익이 더욱 높아지도록 장거리 할증도 강화했다. 정산도 기존 주 단위 정산에서 일 단위로 바꾼다. 배민은 이뿐 아니라 매달 라이더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공개해 가기로 했다. 배민 관계자는 "운송수단, 정비, 주유, 금융, 보험, 통신, 의료, 여행 등 총 20여가지로 구성된 라이더 제휴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안전캠페인과 지원사업 등 배달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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