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한샘이 4년 만에 최고급 주방 가구 브랜드 '키친바흐' 신제품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 다양한 방식의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중저가 라인 중심으로 수익성 관리에 매진했으나 리하우스(리모델링) 부문의 매출 감소가 지속되자 핵심 경쟁력인 품질을 앞세워 반등을 모색하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오는 4월 '키친바흐' 신제품을 출시한다. 키친바흐는 한샘의 최고급 주방 가구 브랜드로, 신제품이 나오는 것은 202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샘은 층고가 갈수록 높아지는 주택 트렌드를 반영해 신제품의 크기를 기존 모델보다 더 크게 하고 소재의 품질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2021년 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사업의 가성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대규모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극대화한 것이다. 별도의 조직이었던 키친바흐사업본부를 리하우스사업본부와 통합했던 것도 이 같은 기조의 일환이었다.
한샘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 국내외 경쟁사들이나 중소 브랜드들이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고 점유율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 출신 인력이 업계 곳곳에서 활동하다 보니 한샘이 프리미엄 시장을 비운 동안 이곳을 공략한 업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샘 내부에서도 주방 가구 시장에서의 브랜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리하우스 부문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샘 리하우스 부문 매출은 2021년 7042억원에서 2023년 4416억원으로 약 37%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908억원으로, 4분기 실적을 합쳐도 전년 대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금리로 인한 이사 수요 감소와 신규 주택 공급 감소 등 전반적인 시장 위축을 감안하더라도 한샘의 핵심 사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한샘의 이번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는 리하우스 부문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방 가구 브랜드로서의 1위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유진 한샘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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