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웅진그룹과 코웨이가 빠르게 성장하는 상조시장에서 맞붙는다. 웅진은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이며, 코웨이는 렌털·상조 결합 상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장 침투를 노리고 있다.
코웨이의 전신은 1989년 웅진이 설립한 한국코웨이다. 1992년 웅진코웨이로 사명을 바꾼 뒤 국내 정수기 시장을 휩쓸며 씽크빅과 함께 웅진의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매각과 인수, 재매각 끝에 2019년 완전히 남이 된 두 기업은 5년여 만에 상조시장에서 경쟁자로 다시 만나게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프리드라이프 지분 인수를 위한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웅진은 4~5주간 실사를 진행한 뒤 5월 중 인수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국내 상조업계 1위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누적 회원 수 221만명, 누적 선수금 2조3980억원, 총자산 2조7600억원에 이른다.
웅진은 이번 인수를 통해 웅진씽크빅과 프리드라이프의 전국 영업 인력과 판매망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웅진 관계자는 "신용등급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해 과도한 부담 없이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코웨이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지난해 10월 자회사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하며 상조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코웨이는 기존 렌털 고객을 겨냥한 결합 마케팅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상조에 가입하면 가전 렌털비를 할인해 주는 '코웨이라이프 499' 등 결합상품을 시험 출시했고, 올 상반기에는 본격적인 상조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웨이는 앞으로 기존 장례 서비스를 넘어 문화, 여행, 결혼, 요양 등 실버 세대의 생애 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케어 상품과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처럼 두 기업이 상조시장에 동시에 뛰어든 건 상조시장의 성장성과 사업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수익성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상조 서비스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상조업계의 선수금 규모는 2016년 4조원대에서 지난해 3월 9조원대로 급증했다. 가입자 수는 900만명에 달한다. 국민 5명 중 1명은 상조 서비스에 가입한 셈이다. 과거 장례 중심에서 벗어나 결혼, 여행 등 서비스 범위를 생애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업계의 흐름에 따라 20·30세대 가입자도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두 회사 모두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웅진의 최대 변수는 인수 자금 조달 능력이다. 시장에서는 프리드라이프 인수 금액을 1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웅진은 과거에도 극동건설 등의 무리한 인수로 경영난을 겪었던 전례가 있다. 코웨이의 과제는 상조 서비스의 전문성 확보다. 상조업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장례 의전 등 전문적인 서비스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처럼 교육사업을 하던 교원그룹도 2010년 상조시장에 진출했던 초기에는 노하우 부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지만, 현재는 업계 강자로 꼽힌다"며 "코웨이가 의전 서비스와 같은 핵심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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