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코레 멧차 카와이이(이거 정말 귀엽다)."
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 본점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봄 신상으로 나온 병아리 캐릭터 상품을 본 일본인 관광객들은 귀엽다는 뜻의 "카와이이"를 외쳤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화장품 코너였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마스크팩을 골랐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바셀린 마스크팩'을 보고는 "이거 추천 목록에서 봤다"며 장바구니에 담았다. 핸드폰 화면을 쳐다본 뒤 진열대를 탐색하며 물건을 고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고 있는 '한국 다이소에서 사야 하는 화장품 추천 10선(選)' 등의 카드 뉴스를 참고하고 있었다.
한국에 여행 올 때마다 다이소를 들린다는 20대 도야마 이즈미씨는 "화장품과 팬시 종류가 다양한데다가 저렴하다"며 "마스크팩은 원래 유명해서 올 때마다 사가고, 요즘은 산리오나 디즈니 캐릭터 팬시도 사 간다"고 전했다. 요즘 일본 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다이소 화장품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딘토 브랜드의 틴트 등 색조 화장품이 인기라고도 했다.
12층 전체가 매장인 다이소 명동역점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1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2층 화장품 매장 앞에는 여자친구가 쇼핑하는 사이 휴대폰을 보며 기다리는 남성 관광객들이 있었다. 20대 키타가와 호타카씨는 "한국에 12층짜리 다이소가 있다는 소식은 일본에도 퍼졌다. 신기해서 오는 일본인도 많을 것"이라며 "일본 다이소는 생활용품 중심이라면 한국은 훨씬 품목이 다양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이소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외국인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다이소 전체 매장의 해외 카드 결제금액과 결제 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50%, 42%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특히 많이 방문하는 명동, 홍대 상권은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다이소 명동역점은 지난해 해외 카드 결제 건수와 결제 금액이 각각 60%, 74% 뛰었고 명동 본점도 각각 50%, 60% 증가했다. 다이소 홍대입구점은 해외 카드 결제 건수가 45%, 결제 금액이 52% 늘었으며 홍대 2호점도 각각 29%, 41% 신장했다.
다이소에서 외국인 유인 효과가 큰 품목은 화장품이다. 올해 1월 해외 카드 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다이소 명동점과 홍대 2호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두 지점 모두 화장품 품목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약과 등 기념품용 식품·음료, 3위는 레저·취미, 4위는 문구·팬시 품목이 차지했다.
국가별로 어떤 제품의 추천이 많은지 살펴보니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개당 1000원에 종류와 크기가 다양한 화장 퍼프, 데오도란트, 한글 디자인의 에코백 추천이 많았다. 중국 포털 사이트에는 화장 퍼프와 퍼프 받침대를 조합해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화장품 브러쉬와 냉동실에 얼려 사용하는 마사지기, 각종 마스크팩을 추천하는 게시물들을 볼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화장품만 따로 추천하는 게시글이 많았다. 아이섀도, 하이라이터 등 색조 화장부터 다이소에 최근 입점한 리얼베리어 브랜드의 모이스처 밤, 메디필 브랜드의 토너 패드 등 기초화장품 추천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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