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롯데 유통 부문 임원이 한샘 이사회에 합류한다. 2021년 롯데의 한샘 지분 투자 이후 양사 간 협업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인사로 협업의 체계가 한 층 고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가구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다음 달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호설 롯데 유통군 HQ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한샘 측은 "한샘과 롯데그룹 협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이사회 결정에 따라 이 전무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전무가 이사로 신규 선임되면 롯데에서의 직무를 유지한 채 한샘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다. 다만 한샘은 집행임원제를 도입해 이사회가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뒀다. 이에 따라 이 전무의 이사회 합류가 롯데의 한샘 경영 개입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사 협력은 롯데가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한샘 지분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IMM PE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각각 2295억원, 50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 측은 "경영권을 직접 인수한 것이 아니라 단순 재무적 투자였을 뿐"이라며 "이사회 참여는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샘은 롯데의 유통망을 활용해 백화점, 마트, 아웃렛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온라인 프로모션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23년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과 한샘몰을 연동해 한샘 제품 구매 시 도착일 지정 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롯데하이마트와는 '숍인숍' 전략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샘 디자인파크 수원광교점에 가전·가구 특화 매장인 롯데하이마트 한샘광교점을 열었고 같은 해 11월엔 롯데하이마트 인천 주안점에 한샘 가구 코너를 마련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가구와 가전 구입 시기가 비슷해 동시에 구매하려는 수요가 크다"며 "이런 트렌드가 계속된다면 가구·가전 매장도 확대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경쟁사들과의 시장 경쟁을 고려해 한샘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까사미아를, 현대백화점그룹이 리바트를 운영하는 가운데 롯데는 자체 가구 브랜드 없이 한샘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 입지를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한샘도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해 주력인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4분기 한샘은 부엌·수납·호텔 침대 등 주요 제품군 매출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수익성도 개선했다. 지난해 한때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호조에 힘입은 현대리바트에 가구 업계 1위의 자리를 잠시 내줬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1위를 수성했다.
한샘 관계자는 "자사몰, 제휴몰, 오프라인 매장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활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B2C 부문의 성장이 실적 개선을 더욱 견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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