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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 10년 만에 법정관리行...경영능력 의구심 커져
    윤남웅 기자
    입력 2025.03.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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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에서 고려아연까지...'단기 수익 전략' 논란 가열. [사진=중앙이코노미뉴스] 
MBK, 홈플러스에서 고려아연까지...'단기 수익 전략' 논란 가열. [사진=중앙이코노미뉴스]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홈플러스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10년 만에 법정관리에 넘어간 것이다. 홈플러스 파산 위기설까지 나오면서 MBK가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약 7조 2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이 중 5조 원을 외부에서 차입하는 차입매수(LBO) 방식을 활용했다. 이는 홈플러스에 막대한 금융 부담을 안겨주었고, 지속적인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홈플러스가 지출한 이자 비용은 약 3조 원에 달하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합계(4713억 원)를 크게 상회한다.

홈플러스 직원들은 MBK가 각종 홈플러스 부동산을 매각해 인수차입금을 갚고, 영업이익 대부분을 차입금 이자 비용으로 지출하면서 시설 투자와 신규 채용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을 겪게됐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재무압박 속에서 MBK는 지난 2020년 이후 해운대·내당·광주계림·안산·대구·대전둔산·탄방·가야·동대전·연산·순천풍덕·부천소사·부산반여 등 주요 점포를 매각하고, 시화·울산·구미 등은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전략을 통해 현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홈플러스의 지속적인 적자로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MBK 인수 전인 2014년에는 2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2602억 원, 19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가 발표한 ‘투기자본 MBK의 홈플러스 먹튀 매각보고서’에 따르면, MBK 인수 이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홈플러스가 지출한 이자 비용은 3조 964억 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4713억 원)의 6.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BK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2023년 6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부터는 납품업체 대금 지급을 지연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으며, 올해 2월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되면서 위기는 더욱 가속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MBK는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했다.

재무 리스크도 계속해서 심화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4년 1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순차입금은 5조 312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194억 원 증가했다. 총차입금은 5조 4620억 원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60.3%에 달한다. 또한, 대규모 당기순손실 누적으로 부채비율이 1408.6%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는 "점포 자산 유동화로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지만 현금흐름의 외부 의존도가 높아 불안정성이 크며 고금리 및 경기 침체로 인해 추가 자산 매각 여건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고려아연 인수 추진하는 MBK...고려아연 경쟁력 상실 우려


MBK는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 이후에도 고려아연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지분 7%를 확보한 이후, 올해 1월 영풍과 공동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총 14.6%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8.47%로 상승했으며, 이는 기존 경영진의 우호 지분(34.05%)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그러나 MBK의 홈플러스 경영 실패 사례로 인해 고려아연 내부와 업계에서는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MBK의 단기 수익 추구 전략이 적용될 경우, 고려아연의 지속 성장과 기술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연구개발(R&D) 축소, 자산 매각, 배당 확대 등의 방식이 고려아연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가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장기적 사업 전략보다는 단기적인 수익 회수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홈플러스에서 나타난 사례처럼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MBK의 차입매수(LBO) 방식은 인수 기업에 과도한 부채 부담을 지우는 구조로, 기업의 경영 실패 시 그 피해가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전가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MBK 인수 이후 점포 매각, 대규모 배당, 구조조정 등이 지속됐고, 결국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또한 MBK의 고려아연 인수 추진에 대한 사회적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이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합병이 국내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는 MBK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MBK의 홈플러스 경영 실패 사례는 고려아연 주주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인 재무 성과에 집중하는 사모펀드의 개입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법정관리, 고려아연 인수전도 영향미칠까


MBK의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은 고려아연 인수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경영 실패 사례가 주주들의 경계심을 키울 수 있으며, 고려아연 기존 경영진과 주주들이 MBK의 추가 지분 확대를 저지하려는 방어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MBK의 홈플러스 경영 전략이 고려아연에도 반복될 경우,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기술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주주들이 MBK의 지배력 강화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신청은 단순한 기업 경영 실패가 아니라, MBK의 단기 이익 중심 전략이 초래한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만약 MBK의 지분 확대 시도가 계속된다면, 홈플러스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산 매각과 배당 확대를 통한 단기 이익 창출 전략이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MBK가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홈플러스 사례처럼 고려아연까지 경영 불안에 빠뜨릴 것이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주주들과 시장이 MBK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할지, 향후 기업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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