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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성장성 특례 1호’ 셀리버리의 침몰…흑역사 남기고 씁쓸히 퇴장
    김창권 기자
    입력 2025.03.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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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버리 홈페이지 갈무리. [제공=셀리버리]
셀리버리 홈페이지 갈무리. [제공=셀리버리]

국내 ‘성장성 특례상장 1호’ 바이오기업 셀리버리가 연구개발(R&D) 성과 부진과 연이은 감사의견 거절로 결국 상장폐지가 결정됨에 따라 6일 거래를 끝으로 시장에서 퇴출된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리버리는 지난달 25일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 개시를 알리며 주권매매 거래정지가 해제된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오는 7일 최종 상장폐지를 앞두고 마지막 정리매매가 가능한데, 이날 개장과 동시에 15원에 거래되며 액면가인 500원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정지 전인 2023년 3월 24일 종가인 6680원보다는 99.8%가 감소했다.

앞서 셀리버리는 2018년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인 성장성 특례상장 혜택을 받는 1호 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특히 TSDT(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 가능성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회사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파킨슨병 치료제, 췌장암 치료제 등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신약 후보물질들 가운데 실제 임상에 들어가거나 매출을 올린 적은 없었다. 이에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인 2021년에는 치료제 개발 소식을 알리며 변화를 꾀했고 그 기대감으로 시가총액 3조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시총 9위에 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2023년 회계감사에서 감사 범위 제한 및 계속 기업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제 셀리버리는 상장 이후 2019년 영업손실 146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176억원, 2021년 –280억원, 2022년 –669억원, 2023년 –196억원 등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결국 지난해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전락하며 한국거래소에 의해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셀리버리는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증시 퇴출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달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이를 기각하며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시장의 기대를 받으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지 불과 6년 만에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창업자인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명목으로 7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지만, 실제 자금은 신약 개발과 무관한 물티슈 제조업체의 인수 및 대여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 대표는 2023년 3월 셀리버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것을 미리 알고, 거래정지 전에 차명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등 내부자 거래를 통해 약 5억원 이상의 손실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셀리버리의 이번 상장폐지로 인해 업계에서는 신약 개발을 준비 중인 신생 바이오 기업들에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성장성 특례상장이나 기술 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 만하면 큰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연구개발비 확보에 도움이 되지만, 최근 특례상장 기업의 잇따르는 관리종목 지정은 향후 투자 위축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리버리는 이전부터 논란이 많았던 기업으로, 상장폐지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는 특례상장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실제 신약 개발 등의 성과나 투명한 임상 결과 등을 공개한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특례상장 기업에 대해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하기보다는 검증된 기업 가치를 보고 투자에 나서야 하고, 업계에서도 자정작용을 통해 주주들에게 신뢰를 쌓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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