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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홈플러스 내몰고 고려아연 노리는 MBK… '무책임 경영' 논란 확산
    윤남웅 기자
    입력 2025.03.0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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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에서 고려아연까지...'단기 수익 전략' 논란 가열. [사진=중앙이코노미뉴스] 
MBK, 홈플러스에서 고려아연까지...'단기 수익 전략' 논란 가열. [사진=중앙이코노미뉴스]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 홈플러스를 인수해 놓고 10년 만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차입금으로 유수의 기업을 사들인 뒤 알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고, 이후 경쟁력이 악화하면 아무런 자구 노력 없이 법원에 손을 내미는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MBK는 이런 비판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 먹거리'인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강행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MBK의 이런 태도가 사모펀드의 본질적인 특성을 잘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의 가치 제고나 사회적 책임이나 평판보다는 가치 있는 매물을 찾아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최우선인 속성이다. 

MBK가 앞서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적대적 M&A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지속하고 있다. 이는 MBK 등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꼽히는 MBK는 지난 2015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Temasek)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7조 2000억 원에 홈플러스를 사들인 바 있다. 특히 이중 5조 원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는 MBK 김광일 부사장. [사진=국회방송 캡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는 MBK 김광일 부사장. [사진=국회방송 캡처] 

업계에서는 MBK가 당시 인수전에서 시장의 평가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계약을 따내면서 고가 인수 논란이 있었다. 특히 인수 금액 중 상당수를 외부에서 조달했다는 점에서 향후 MBK가 홈플러스를 분할 매각하거나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려 들 거라는 우려가 많았다. 이에 대해 당시 홈플러스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광일 MBK 부회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약속은 사실상 지켜지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수 차입금 이자 등의 부담이 커지자 홈플러스는 알짜 자산을 하나둘씩 팔기 시작했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영업이 종료됐거나 종료를 앞둔 점포는 25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완전히 폐점한 점포는 14개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의 기업 경쟁력은 눈에 띄게 악화했다. 

결국 홈플러스는 최근 줄줄이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위기에 몰렸다.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가 발행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 2023년 A3로 조정된 뒤 1년 반만의 추가 하락이다. 실적부진 장기화와 지나친 재무부담이 하향조정 배경으로 작용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한기평과 한신평은 일제히 디폴트 단계인 D로 추가 강등했다.

문제는 이처럼 홈플러스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도 MBK가 아무런 자구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법원에 손을 내밀며 기업회생 절차에만 기댔다는 지적이 나온다. MBK가 기업의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한 뒤에 매각 처분하는 '엑시트'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MBK는 이런 와중에 지난해부터 시도하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여전히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 경영 실패에 따른 여러 부작용이나 사회적인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다음 투자처를 찾는 데 급급하다는 점에서 사모펀드의 검은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MBK 인수 기업의 경영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BK 인수 뒤 실적이 크게 악화하며 적자 전환하거나 경영난에 직면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사례들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기보다는 다음 투자처를 물색하고 묻지마 인수를 지속하며 몸집을 불려 왔다.

이는 홈플러스 대표이사이기도 한 김광일 부회장이 인수 기업 중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곳이 18개에 달한다는 점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에 대해 국내 3대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과다한 겸임으로 인해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MBK의 무능한 경영 아래서 여러 인수 기업이 심각한 부실을 초래했고 줄줄이 재무적 위기에 봉착했다”며 “무책임한 경영 행태가 계속 반복된다면 앞으로 MBK는 시장에서 더 이상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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