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 대부분이 올해 우리나라가 경제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월 50인 이상 기업 508곳(응답 기업 기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 답했다고 밝혔다.

이 중 22.8%는 “1997년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봤다. 나머지 74.1%도 “외환위기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한 위기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최근 국내 정치 불안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묻자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7.2%)가 가장 많았고, 뒤이어 ‘소비 심리 위축 및 내수 부진’(37.8%), ‘투자 심리 위축’(26%)이 지적됐다.

올해 가장 심각한 애로사항으로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임금 부담’(38.4%)을 꼽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조건부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기업 비용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올해 규제환경에 대해 34.5%가 ‘악화’를 예상했고, 57.4%가 ‘비슷할 것’이라 답했다. 이 중 규제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본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 무역규제 강화’(45.7%)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국회 규제 입법 강화’(29.1%), ‘정부의 규제혁신 의지 약화’(26.9%) 순이었다.

응답 기업의 37.2%는 정부에 바라거나 기대하는 규제혁신 정책으로 ‘규제 총량 감축제 강화’를 지목했다.